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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전구 옷' 입은 나무들…"결국 말라죽어요"

<앵커>

연말이 되면 이렇게 나무에 달아놓은 형형색색의 조명등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기엔 아름다운 조명등이 나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밤에도 밝게 비추는 조명등 때문에 나무가 낮으로 착각해서 계속 생장하면서 결국 말라죽게 되는 겁니다.

생생 리포트, 박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로수가 화려한 조명등을 달고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로 변신했습니다.

[이성은/대학생 : 조명도 너무 반짝반짝하고 그래서 설레고 너무 좋아요.]

나무 기둥부터 가지까지 형형색색 수백 개의 꼬마전구가 전깃줄에 촘촘히 매달려 있습니다.

보기에는 화려하고 예쁘지만, 나무한테는 고통일 수 있습니다.

나무도 밤이 되면 잠을 자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조명을 켜두게 되면 낮인 줄 알고 광합성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잎의 모양이 기형이 되거나 색이 노랗게 변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립대 우수영 교수팀이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가로수로 많이 쓰이는 소나무와 백합나무에 밤새 빛을 비추는 실험을 했더니, 잎이 울퉁불퉁해지거나, 누렇게 변하면서 마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우수영/서울시립대 환경원예과 교수 : 야간에 어둡지 않고 빛이 있으면 호흡 대신에 광합성을 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야간에도 생장을 하고 또 기공이 열리고 이러다 보니까 리듬이 깨지죠.]

연구팀은 가로수가 평소에도 가로등이나 도시의 네온사인 불빛에 노출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연말의 화려한 불빛도 좋지만,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해 조명 시간을 줄이거나 가로수 대신 죽은 나무를 활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서진호·이원식·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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