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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밖에 못 쓰는데…" 보조인 도움 7시간 으로 삭감

<앵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생활을 도와주기 위해 활동보조인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혀만 움직일 수 있는 한 장애인이 이 제도로 어렵게 생활해 왔는데 하루 아침에 지원시간이 절반 넘게 줄게 됐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혀로 리모컨을 움직여 한 자 한 자 글을 씁니다.

김율만 씨의 몸에서 움직일 수 있는 건 혀 하나입니다.

세상에 나올 때부터 미숙아로 태어나 34살이 됐지만 육체는 대여섯 살 정도에서 성장이 멈췄습니다.

뇌 병변 1급 장애인입니다.

그동안 24시간 손발이 되어 준 건, 장애인 활동보조인이었습니다.

[활동보조인 : 베개가 자꾸 움직여서 목이 돌아가요. 그래서 목이 돌아갈 때도 있고 속이 안 좋고 이러면 누워있는 상태로 토하기도 하고.]

한 달에 500시간씩 활동보조인을 쓰는 비용은 국가와 자치단체에서 전액 부담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달부터 월 220시간으로 지원이 56%나 줄었습니다.

하루에 7시간입니다.

가족이라곤 단둘, 자신과 여동생 뿐인데 이 여동생이 19살 성인이 됐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공단 담당 직원 : (보호자가) 미성년자에서 성인이 되는 경우 취약가구에서 빠지게 돼요. (추가)급여가 고스란히 다 빠지니까 그런 상황이 발생했어요.] 

보조인이 퇴근하고 대입을 준비하는 동생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가면 돌봐 줄 사람이 없이 몇 시간이고 누워만 있어야 합니다.

[동생 혼자 온전히 저를 돌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돌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밖으로 나간 동생이 집으로 돌아온 적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관할 구청이 이달 한 달은 긴급 지원하기로 했지만 내년부터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고통 속에 홀로 보내야 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전경배,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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