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사죄' 日 전 총리, 우익에 "매국노" 봉변

<앵커>

여러분 이 장면 기억하시죠?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가 무릎을 꿇고 식민지배를 사죄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양심적인 행동 때문에 최근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도쿄 김승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0월 도쿄 도심에서 승용차 한 대가 우익단체의 선전용 차량 12대에 둘러싸였습니다.

승용차 안에는 하토야마 전 총리가 타고 있었고, 승용차는 10여 분간 우익단체에 포위된 채 서 있었습니다.

당시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 대학에서 열린 중일 관계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소모쿳키회'라는 우익단체 회원들은 심포지엄 장 주변에서부터 소란을 피운 뒤, 귀가하는 승용차를 따라가 포위했습니다.

[우익단체 : 매국노 하토야마는 수치를 알아라!]

하토야마 전 총리가 심포지엄에서 '일본이 중국에 사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자, 우익이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 겁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8월 한국을 찾았을 때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했습니다.

이후 일본 우익은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 '역적', '매국노'라는 딱지를 붙이고 거칠게 비난해왔습니다.

경찰은 폭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어제 단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선전용 차량을 압류했습니다.

'소모쿳키회'라는 우익단체는 지난 3월에는 원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공격해 회원 15명이 처벌받은 적이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 [월드리포트] 日 우익에 포위된 하토야마 전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