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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폭탄이 아니라 단합"

지난주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나흘간 미국인 1천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가까운 시일 안에 미국에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다소 높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3%에 달했습니다. 파리 테러가 있기 전 11월 초보다 10% 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입니다.

아무리 철저히 검사하고 신원조회를 한다 해도 정부의 난민 수용정책이나 테러 대응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는데요, 이럴수록 우리 마음속 불안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우식 특파원의 취재파일 보시죠.

열 달간 IS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니콜라스 헤닌이라는 프랑스 기자가 얼마 전 미국 언론에 기고문을 썼는데요, 포로 생활 당시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며, 현재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버액션에 IS가 더욱 용기를 얻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서 오버액션이란 분열과 공포, 인종차별, 인종혐오라고 규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무슬림과 같이 살 수 없다는 나라가 늘어나고 같이 사는 사람들도 매일 신경을 곤두세우며 무슬림을 감시하고, 또 시리아 난민을 대량 수용하는 독일에서는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프랑스가 무슬림에게 더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는 나라가 되는 것들 말이죠.

한마디로 IS가 무서워하는 것은 폭탄을 쏟아붓는 공습이 아니라 바로 이런 오버액션이 사라지는 것이며 그것은 다름 아닌 '단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도 뉴욕타임스에 같은 맥락의 칼럼을 썼는데요, 두려움에 굴복하는 것이 곧 테러세력이 원하는 것이라며 이런 테러가 '서구문명을 파괴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므로 이 둘을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완벽한 보안을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를 완벽히 없애려 하는 행동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며 잘못된 반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도 올랑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두려움 앞에 분열하면 테러리스트가 이기는 것이고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IS에게 승리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불안을 없애려면 그 근원인 IS를 빨리 효과적으로 섬멸시키는 길밖에 없을 텐데, 아직까지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고 있죠.

IS가 노렸던 대로 단합이 아닌 분열의 파열음만 나오는 현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치유하고 봉합해야 할 과제까지 떠안았으니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그의 임기 말이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습니다.

▶ [월드리포트]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폭탄이 아니라 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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