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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자리 안 비킨다고 되레 큰소리…배려 강요는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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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미덕이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그런데 '배려, 배려'하다 보니까 일부에선 배려 받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여겨 다른 사람에게 배려를 강요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SBS 연중 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4일)은 이 배려의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 기사내용 >

[아주라! 아주라! 아주라!]

아주라, 야구장에서 공이 관중석으로 날아들 경우 어김없이 들리는 외침입니다.

부산 사투리로, 공을 아이에게 주라는 뜻입니다.

[김환/SBS 아나운서, 前 야구선수 : 프로야구의 시작 자체가 '어린이에게 꿈을'이런 문화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기 때문에, (어린이에게) 공을 주기 시작한 거죠. 그건 자발적인 거였죠.]

그런데 요즘 들어 이 '아주라 문화'가 배려에서 강요로 변질됐단 비판이 나옵니다.

운 좋게 공을 잡은 임산부, 그런데 아이를 안은 남성이 애한테 주라며 손에서 빼앗듯 공을 가져갑니다.

어린 중학생이 잡은 공도 더 어린 유아를 데려와서 빼앗듯 가져가기도 합니다.

[야구팬 : 파울볼이 넘어와서 (잡았는데) 저 위에 있는 입구에서부터 애를 데리고 달려오셔서 공을 달라고.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하고 있고. (기분이) 좀 그렇죠. 강요당하는 것 같긴 하죠.]

이처럼 배려를 강요하는 사례는 비단 야구장에서 뿐이 아닙니다.

청년이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년 남성과 시비가 벌어졌습니다.

[중년 승객 : 잠깐 내릴래? 몇 살이야?]

이 말을 듣고 구시렁대는 학생, 결국 큰 소동으로 번집니다.

[중년 승객 : 인마 몇 살이야? 어린○○가. 죽는다 했다. (학생 : 죽여봐라! 쳐라!)]

인터넷엔 임신을 해서, 다리가 아파서, 몸이 안 좋아서 노약자석에 앉았다가 봉변을 당했단 글이 수도 없이 올라옵니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독서실에서 방해가 되니 코도 훌쩍거리지 말아 달라고 으름장을 놓는다거나, 자기 차를 건드리지 않도록 알아서 조심하라는 식의 스티커를 붙이는 것, 모두 배려를 강요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례입니다.

[김호기/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배려는 실천하는 사람의 자발성이 중요한데 강요된 배려는 배려를 받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공감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필요한 미덕 배려, 하지만 이를 강요하지 않는 배려도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김지웅, VJ : 김준호, 구성 : 변지혜, 화면출처 : 유튜브'안알랴줌'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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