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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찍은 놈 위에 모은 놈



'몰카'의 시대라 부를 만큼, 지능적이고 치밀해진 몰래카메라.

구두는 물론이고, 단추 구멍에까지 카메라를 달더니, 이번엔 뉴스를 이용한 '몰래카메라 앱'까지 나왔습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바탕화면에 있는 Browser라는 아이콘을 누르면 평범한 뉴스 화면이 뜹니다.

이 상태에서 오른쪽에 있는 화살표 버튼을 누르면 무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화면을 찍고 있는지 보고 싶으면 왼쪽 줌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뉴스를 보는 척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신체를 거리낌 없이 찍을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사진을 찍으면 사진첩이 아닌 휴대전화 내 다른 파일에 저장되도록 설정해 혹시 다른 사람이 휴대전화를 보더라도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없게 했습니다.

누가 이런 앱을 만든 걸까요? 한 IT업체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이 모 씨(28)입니다.

이 씨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면서 무음으로 몰카를 찍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후, 이를 음란사이트에 배포했습니다.

이 앱을 내려받은 사람이 4백 명이 넘습니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앱 개발자 이 씨를 구속했고, 앱 사용자도 32명이나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그런데 이 앱에는 사용자들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몰래 찍은 사진이, 모두 이 씨에게 전송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이 '애써' 찍은 몰카 사진을 이 씨는 편안하게 앉아서 모으고 있었던 겁니다.

경찰이 이 씨가 사진을 전송받는 데 쓴 서버를 압수하면서 이용자들까지 덜미를 잡힌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단순히 앱만 받고 몰카를 찍지 않았다고 변명하려 해도, 이 씨의 서버에 몰카의 결과물이 버젓이 저장돼 있으니 빠져나올 수 없었죠.

다른 사람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몰카 앱 이용자들, 그들 역시 자신들의 사진을 은밀히 거둬가던 이 씨와 함께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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