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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월세 내느라…"쓸 돈이 없다"

주택임대시장에서 월세 비중 45.8%…연중 최고

[취재파일] 월세 내느라…"쓸 돈이 없다"
월세 내느라 쓸 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전세는 점점 사라지고, 월세 비중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전세난이라는 말은 이제 흔한 말입니다.

주변에 보면 전세를 구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몇 곳에 연락을 돌려놔도 연락은 오지 않습니다. 전세 물건 자체가 없는 겁니다. 몇 달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다보니 집주인들 입장에선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넣어 놓느니, 월세를 받는 게 이익입니다. 부동산에 내놨던 전세도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고 있고, 전세가 없어지니 전세가는 더 오릅니다.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전월세 거래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주택 임대시장에서 지난달 전세는 5만 6천 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는 4만 8천 건이 거래됐습니다. 월세만 본다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2%나 늘었습니다. 전체 전월세 거래량 10만 5천 건의 45.8%로, 올해 최고치입니다.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2번째로 높은 수치(2014년 1월 46.7%)이기도 합니다.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순수월세를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에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만 1천4백여 건입니다. 이 중 월세 거래량은 4천1백여 건으로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6.3%를 기록했습니다.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월세 비중이 36%를 넘어선 건 처음입니다. 종로는 월세 비중이 49.4%로 아파트 임대계약의 절반을 차지했고, 중구와 성동구, 강남구 등도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섰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근 전월세 전환율은 6~7% 수준입니다. 전세를 구할 수 없어서 어쩔수 없이 월세로 도는 상황이 많은데, 전세는 3~4% 정도의 이자율(시중 이자)을 지급한다면, 월세는 6~7%를 지급해야 얻을 수 있다고 보면 되는 겁니다. 주거비 부담이 더 들게 되는 거죠. 여기에 기본적으로 월세는 전세가의 추세를 따라가게 돼 있는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전세 영향으로 월세도 오르는 추셉니다. “월세 내느라 쓸 돈이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닙니다.

한국은행의 ‘월세 주거비 상승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월세가 1% 오를때 가계 소비가 0.02% 감소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엔 거의 5배가 늘어나, 0.09% 소비가 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저소득층의 월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월세가 1% 오르면 소득 격차가 0.5%가량 커진다고 분석합니다. 그만큼 월세 가격이 우리 소비패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아파트 주택 월세 전세 내집마련 캡쳐_640
전세난이 언제까지 갈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당분간’이라는 말을 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어떤 집주인이라도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 준공공임대주택이나 리모델링 임대주택 모델을 점차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 중장기적으론 임대료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집주인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전월세 상한제 같은 제도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얼마 안 있어서 전체 임대주택 시장에서 월세가 50%를 넘어서게 됩니다. 소득이 적은 2~30대 젊은 층이 월세를 내느라 자산을 못 모으면, 결혼이나 출산까지 늦추게 돼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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