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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9 자주포 100대, 인도 수출 임박…"방산비리 광풍 뚫다"

[취재파일] K-9 자주포 100대, 인도 수출 임박…"방산비리 광풍 뚫다"
검찰과 감사원이 1년이 넘도록 방산 비리 색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명(下命)을 받아서 하는 일이라 성과를 내야 하니 뭐라도 엮어는 내야 하겠고, 그래서 과거에 덮었던 사건들과 이미 불거진 사건들을 재탕 삼탕 들추면서 방산 기업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대한민국 무기의 신인도는 바닥을 쳤고 당장 수출액 감소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상반기 방산 수출액은 6억 3,000만 달러로 지난 해 상반기 13억 5,900만 달러의 반타작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암울한 방산 업계에 낭보 한 자락이 날아들었습니다. 한화 테크윈의 자주포 K-9이 인도에서 러시아 자주포와 겨뤄 이겼다는 소식입니다. 국산 명품 자주포 K-9 100대의 인도 수출 길이 열렸습니다. 거대 무기 시장 인도에 무기 수출 발판을 마련했고 러시아와 가까운 인도에서 러시아 무기를 이겼다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 쾌거입니다.
● 러시아 자주포 MSTA-SP을 압도하다

군 관계자는 오늘 “인도에서 K-9 자주포 ‘합격 통지서’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K-9은 지난 해 10월까지 17개월 동안 러시아의 자주포 MSTA-SP(2S19)와 함께 인도 정부로부터 성능 시험평가를 받았습니다. 작전 기동, 속도, 사격 정확도, 발사율 등의 성능 평가를 가혹한 인도 현지 기상 조건에서 치렀습니다.

인도 정부는 최근까지 시험평가 보고서를 검토한 끝에 K-9의 보고서를 승인했습니다. 러시아 MSTA-SP에는 불합격 통보를 했습니다. 세계적인 군사 전문지 IHS 제인스는 지난 8일 인도 고위 관료를 인용해 “K-9이 모든 부문에서 러시아 자주포를 압도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화 테크윈은 올 연말쯤 인도 정부와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를 체결할 전망입니다. 인도가 중국을 능가하는 '만만디'여서 절차가 좀 지연될 수는 있지만 인도에 진입할 해외 자주포는 K-9으로 정해졌습니다. K-9 100대를 인도 현지에서 합작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출은 진행될 전망입니다. 사업 규모는 8억 달러, 우리 돈 8,500억원입니다.
● 모기업의 버림을 넘어서다

한화 테크윈은 지난 해 11월까지만 해도 삼성 테크윈이었습니다. 삼성은 선대 회장이 “나라 덕에 번 돈으로 나라에 보답하자”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유훈을 폐기하고 방산 분야를 모두 정리하면서 테크윈을 한화로 넘겨버렸습니다. IT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을 걸고 전자와 기계에 특화된 테크윈과 탈레스는 팔아넘기고 IT와는 전혀 관계없는 놀이공원, 호텔, 생명보험사는 꼭 품었습니다.

돈이 좋다는 삼성을 돌팔매질 할 수는 없지만 삼성은 의(義)를 버리고 이(利)를 취한 것입니다. 모기업으로부터 버림받은 한화 테크윈이 보란듯이 국산 자주포 K-9 100대를 인도 땅에 심고 건재를 과시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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