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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와일드 캣·최윤희 vs 합수단…정면승부 결과는?

[취재파일] 와일드 캣·최윤희 vs 합수단…정면승부 결과는?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지난 7일 이임식을 하자마자 최 전 의장의 방산비리 정부합동 수사단 행(行)을 점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방산비리 합수단은 “최 전 의장 부인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는 정보를 흘리며 기사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대어’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을 놓친 방산비리 합수단이 명운(命運)을 걸고 최윤희 예비역 해군 대장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습니다.

최 전 의장은 해군의 차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 캣을 선정할 당시 해군 참모총장이었습니다. 와일드 캣이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합수단은 와일드 캣을 ‘비리 헬기’, 최 전 의장을 ‘비리 군인’으로 일찌감치 낙인 찌고 최 전 의장이 군복을 벗기만을 기다려 왔고 이제 그날이 왔습니다.

합수단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두 가지를 봐야 합니다. 와일드 캣이 군 작전요구성능 즉 ROC에 못 미치는 몹쓸 헬기인지, 또 최 전 의장은 금품을 받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합수단이 이기려면 와일드 캣은 ROC에 미달해야 하고, 최 전 의장은 금품을 받고 와일드 캣을 밀었어야 하는데 적어도 최근까지 군 안팎에서 취재한 바로는 합수단이 불리합니다.
● 이달 중순 와일드 캣 수락검사…"결과 낙관"

이달 중순 와일드 캣의 수락검사가 영국 현지에서 진행됩니다. 수락검사는 도입할 무기체계의 ROC 충족 여부를 점검하는 절차입니다. 와일드 캣이 ROC 항목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충족해야 수락검사를 통과합니다. 한가지 항목에서라도 미달하면 방위사업청은 와일드 캣을 인수하지 않습니다.

방위사업청, 해군, 와일드 캣의 제조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 모두 와일드 캣이 수락검사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 해군용 와일드 캣을 제작하면서 ROC 충족 여부를 충분히 점검했고, 그 이전에도 와일드 캣은 우리 군으로부터 전투 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수락검사를 통과하면 와일드 캣은 ‘비리 헬기’라는 오명을 벗게 됩니다. 그럼 와일드 캣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하고, 위조된 공문서를 행사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해군 장교들의 운명은, 그리고 최 전 의장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 와일드 캣 선정은 군이 아니라 윗선의 결정

2013년 초 와일드 캣을 선정할 당시 정부의 가이드 라인은 예산 5,890억원으로 해상작전헬기 8대를 도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와일드 캣의 경쟁 기종이었던 시 호크는 대당 가격이 1,400억~1,500억원입니다. 시 호크가 세계 최고의 해상작전헬기이지만 정부가 배정한 예산으로는 4대 밖에 살 수 없습니다.

당시 해군 참모총장이, 해군 기참부장이 달라고 한 예산이 아니라 혈세를 아껴 써야 하는 군 윗선에서 결정한 뒤 내려준 예산이 5,890억원입니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5,890억원을 가지고 쓸 만한 해상작전헬기 8대를 구입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다행히 와일드 캣은 5,890억원이면 빠듯하게 8대를 살 수도 있고, ROC에도 맞아 떨어졌습니다. 시 호크도 ROC를 충족하고도 남는 성능을 자랑했지만 와이드 캣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 올 수 없었습니다. 와일드 캣이 해군 해상작전헬기로 선정된 약사(略史)입니다.

방산비리 합수단은 이런 와일드 캣을 두고 “소나(SONAR) 대신 모래주머니를 달고 내구비행시험을 했다” “어뢰 2발을 달면 38분밖에 못 난다”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선정작업을 했던 군인들을 구속했습니다.
● 또 무리한 수사는 아닌지

모래 주머니가 아니라 쌀 가마니, 돌 덩어리라도 무게만 같으면 매달고 시험평가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국내외 기준에 부합합니다. 소나 성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헬기의 내구성을 평가하는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와일드 캣은 어뢰 2발 달고 1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이미 확인됐습니다. ‘38분 비행설’은 과거 국감 때 근거 없이 제기된 의혹입니다.

공문서를 조작했다는 군인들의 혐의도 다시 봐야 할 것입니다. 엉터리 헬기를 괜찮은 헬기로 둔갑시키기 위해 대가를 받고 조작한 것인지, 빠듯한 정부 예산에 맞춰 헬기 8대를 도입하기 위해 애쓴다는 것이 조작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합니다.

와일드 캣은 썩 괜찮은 헬기로 드러나고 있고, 현재까지는 와일드 캣으로 구속된 군인들이 돈을 받았다는 증거와 진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을 둘러싸고 돈이 오고 간 정황도 못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무 대가 없이 비리를 저지르는 자는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우발적인 비리’란 없는 것입니다. 방산비리 합수단이 공들이고 있는 와일드 캣 사건은 현재로선 ‘우발적 비리 사건’에 가깝습니다.

일주일 정도만 기다리면 됩니다. 그때면 와일드 캣 수락검사 결과가 공개됩니다. 와일드 캣이 이달 중순 영국에서 실시될 수락검사에서 힘차게 날아오르면 많은 일들이 바로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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