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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나쁜' 절도범, 경찰 잠복차량 노렸다 덜미

'억세게 운나쁜' 절도범, 경찰 잠복차량 노렸다 덜미
20대 절도범이 출소 보름 만에 경찰 승합차를 털려다가 차량 안에서 잠복 중인 경찰에 잡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절도범이 털려던 승합차는 경찰 마크가 부착되지 않은 일명 '잠복용 미노출 경찰차량'이었습니다.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초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과 구월동 일대에서 차량 유리창을 깨고 금품을 훔치는 사건이 20건 가량 발생했습니다.

남동서는 생활범죄수사팀으로 절도사건 전담팀을 꾸리고 팀장과 직원 등 경찰관 4명을 투입했습니다.

범행 장소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경찰은 용의자가 남구 주안동 인천고등학교 인근 주택가에 사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후 수사팀은 지난 5일부터 인천고 일대 주택가에서 승합차 2대에 탑승한 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잠복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한창 잠복을 하던 9일 새벽 4시쯤 경찰 승합차의 조수석 문을 누군가 열어젖혔습니다.

당시 승합차 뒷좌석에는 수사팀 소속 김인철 경사와 박성주 경장이 타고 있었습니다.

차량에 누군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절도범 29살 A씨는 건장한 체구의 남성 2명을 보자 소스라치게 놀라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놀라기는 차량에 타고 있던 경찰 2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 경사와 박 경장은 그러나 곧바로 '실수로 문을 연 것 같지 않다'는 직감에 곧바로 절도범을 쫓았습니다.

그새 근처 다른 승합차에서 잠복 중인 송정화 팀장 등 경찰관 2명도 합세했고, 결국 A씨는 400m가량 도주한 끝에 절도미수 현행범으로 붙잡혔습니다.

잡고 보니 A씨는 남동서 수사팀이 쫓던 차량털이범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A씨도 지난달 29일부터 최근까지 남구와 남동구 일대에서 빈집 3곳과 차량 6대를 털어 48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절도 6건 등 전과 8범으로 지난달 13일 징역 1년 8월을 살고 만기 출소한 뒤 교도소 동기를 만나러 인천에 왔다가 범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A씨는 경찰에서 "승합차의 백미러가 접혀 있지 않아 문이 잠겨 있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문을 잡아당겼는데 남성 2명이 뒷자리에 있어 놀라 도망쳤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차량 외부에 경찰 마크가 없어 잠복근무 중인 경찰차량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황당해했습니다.

수사팀 관계자는 "잠복하며 쫓던 사건의 용의자는 아니지만 절도범을 검거해 다행"이라면서도 "차량에 타고 있던 경찰관들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곧바로 범인을 쫓았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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