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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대학에 50만 원 더 내며 졸업유예하는 슬픈 현실

* 대담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한수진/사회자: 

요즘 대학에서는 졸업학점을 다 이수하고도 졸업을 유예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하죠. 취업 때문인데요. 이들은 등록금까지 내고 있어서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취업 등으로 졸업을 미룬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어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진걸 처장님 나와 계시죠?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졸업유예제라는 게 취업난에 시달리는 학생들 부담 덜어주기 위해 생긴 제도 아닌가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맞습니다. 바로 졸업해버리면 일종의 재학생 신분이 아니라 졸업생 신분이 되니까 청년 백수처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또 실제로 많은 분들이 조사해보니까 기업들이 재학생을 선호합니다. 그런 경향이 두드러져서 기업이 그런 성향이 있는 한 대학생 입장에서는 청년 백수가 되는 것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학점을 다 이수했지만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서 졸업유예제도라는 게 생긴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두 해 전에 졸업했다, 이러면 기업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이군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문제도 있다. 그러면 지금 졸업유예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얼마나 될까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이번에 여러 몇 달 추세가 나왔는데요.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실에서 교육부 자료로 발표해서 보니까 일단 자료를 제출한 4년제 138곳 중에서 98곳 71%나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7월에 대학교육연구소라고 민간단체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니까 176개 대학 중에서 절반 이상인 110개 대학이 졸업유예제도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대학들이 학생들이 취업이 안 된 상태로 사회로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졸업유예제 실시하는 학교들이 60~70%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졸업유예 대학생들은 몇 명이나 될까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현재 졸업유예 대학생은 전국에 2만 5300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말 많네요. 그런데 졸업유예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징수하고 있다면서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맞습니다. 최소 50만 원 안팎의 등록금을 징수하고 있어서 이게 문제가 되고 있는 거거든요. 결국 졸업을 하게 되면 취업 상에 불이익을 입게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대학들이 마지막까지도 가혹한 돈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1년 등록금이 1천만 원에다가 입학금만 해도 100만 원. 나머지 교육비용까지 하면 1년에 2천만 원 안팎이 들어간다. 4년제 들어가면 1억 넘게 든다, 이런 푸념과 고통이 심각한데 마지막 순간 사실 이 분들이 등록금을 덜 내고 나가는 게 아니잖아요. 8학기는 다 냈어요. 학점이 남은 것도 아니에요. 학점도 다 수강했어요. 다만 마지막에 취업이 안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배려해달라는 건데 좋다, 그러면 너를 잠시 학생으로 인정해주겠다, 대신 50만 원 안팎을 내라. 이렇게 되는 건데요. 너무 가혹하다. 마지막까지 정말 너무 한다, 이런 비난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졸업유예자로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거둬들이는 돈도 상당하겠는데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유기홍 의원이 조사해보니까 작년에 무려 56억을 이렇게 거둬들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56억이나 되는 작은 돈이 아니잖아요. 졸업을 유예한 학생만 해서 56억이고요. 또 졸업유예 말고 실제 8학기 다녔는데 졸업이 안 된 학생이 있거나,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학점을 더 듣는 분도 있습니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 이 분들의 경우는 2013년 기준에 보니까 9학기 이상 다니는 학생들이에요. 졸업유예까지 포함돼 있는 거죠. 이게 총 12만 명의 등록금만 최소 500~600억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9학기 이상 등록 학생 수까지 다 포함하면 600억 가까이 된다는 말이네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네. 그러니까 그게 자기가 졸업을 못해서 이든, 스펙을 더 쌓기 위해 대학을  더 다니는 경우이든 또는 졸업유예자를 하는 학생이든, 총 그렇게 9학기 이상을 듣는 학생이 12만 명이고, 그들이 낸 돈이 500~600억에 달한다고 합니다. 졸업유예 학생들은 2만 5,300명 정도로 통계가 잡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렇게 등록금이라도 받으면 어떤 편의라도 제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편의도 학생 신분을 유지시켜 주는 거예요. 여러 언론 보도에서 여러 이슈가 됐는데 대신에 너희는 어쩔 수 없이 학생 신분을 우리가 준 거니까 도서관을 제한한다든지 기숙사를 제한한다든지 이런 불이익도 주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불이익을 준다고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네. 돈은 돈대로 내고 어쨌든 너희는 사회 나가야 하는데 안 나가고 있는 거니까 기숙사를 제한한다든지 여러 가지 불이익을 주고,. 가장 큰 불이익이 취업이 안 되고, 이미 큰돈을 써서 빚도 많은 대학생들에게 50만 원 안팎의 졸업유예 비용을 물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건가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현재 고등교육법상에는 뚜렷한 규정이 없습니다. 고등교육법상에 보면 등록금에 대한 규정은 인상률 상한제라고 해서 물가 인상률이 1.5 이상 못 받는다, 이렇게 돼 있는데 두 개가 문제가 되고 있거든요. 입학금이 다른 미국만 해도 입학금이 1%가 안 돼요, 전체 등록금의 우리는 제일 유명한 고려대만 해도 등록금이 1천만 원이라면 입학금이 1백만 원이 넘습니다. 입학금 비중이 10%가 넘는 거잖아요. 입학금도 인상률은 통제받지만 입학금이 그 자체로 초고익인 게 전혀 통제를 안 받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앞으로도 입학금도 입학금 실비 등 최소한의 실비 이외에는 못 받게 하는 법안을 냈거든요. 그런 것처럼 졸업유예제도 전혀 법적 통제 받고 있지 않은데 이 분들은 실제로 졸업학점을 이수했기 때문에 잠시 학생신분만 유지하고 있는 거니까 별도의 비용을 징수해서는 안 된다는 법을 새정치민주연합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의원과 참여연대가 다시 제출해 놓은 상태이고요. 그리고 대학들이 졸업유예제도에 대해 약간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재학생수가 많아지면 교수 수가 늘어나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교육부에서 일부 불이익을 준다는 거예요. 그리고 어쨌든 취업을 안 하고 있는 거니까 억지로 나가서 비정규직으로도 취업을 하면 취업률로 잡히잖아요. 취업을 안 하니까 취업률이 떨어진다는 두 가지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교육부는 졸업유예학생 숫자를 근거로 대학에 어떤 불이익을 줘서도 안 된다는 그 조항까지 담아서 법안을 지난주에 제출하게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학에서는 졸업유예제도하면 어쨌든 손해나는 장사가 아닐 것 같아서 좋아할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군요. 대학 평가에 반영되는 모양이네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일부 대학에서 반영하니까 오히려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고약한 방식인데 그 불이익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년에 2천만 원 안팎을 이미 지출해서 4년간 많게는 1억 안팎을 지출한 대학생들과 서민 중산층 자제들에게 다시 5~60만 원 내야겠다. 그래서 작년에만 최소 56억 정도 수입을 거둔 것으로 교육부 통계로 나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안 그래도 한국사회에서 대학이라는 게 온갖 권력은 다 누리면서 사학비리 만날 발생하고, 등록금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하잖아요. 등록금도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그런 고통을 주면서 마지막까지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저희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이번 고등교육법 개정안에 보면 일단 졸업유예 학생들에게는 등록금 받지 말자는 내용 있는 거고요. 그리고 대학평가에 졸업유예 학생의 유무. 불리한 지표로 반영되지 않도록 아예 반영하지 말자는 거고.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네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다른 얘긴데 입학금 애기도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네 맞습니다. 등록금이야 비싼지 너무 오래됐고, 최근에 2011년에 반값등록금 투쟁을 통해서 2012년부터 국가장학금이 도입돼서 반값등록금에는 근접하지 못했지만 서울시립대학교는 완전 반값등록금이라고 강원도립대학교는 거의 무상이긴 합니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현재 나머지 국공립대학하고 사립대학은 정부에서 국가장학금을 주지만 그 금액이 서민 중산층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요. 반값등록금의 실현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지만 그래도 국가장학금이 상당히 나옵니다. 예전에 비해서. 그래서 등록금 이슈는 조금 줄어들었어요, 대학가에서. 문제는 입학금이 100만 원이 넘는 대학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거고. 사실 입학금 받을 이유 없잖아요. 입학식 하는 거잖아요. 입학식. 입학금이라는 게. 입학식하고 대학 신입생 생활 안내해주는 건데 100만 원 안팎 받을 이유가 없는 거기 때문에 더 이상 받으면 안 된다고 법안을 낸 거고. 그 다음에 졸업유예 학생들이 작년 기준으로만 2만 5246명. 1천 명이 넘는 대학들도 4개나 있거든요. 전체 졸업자수가 32만 명인데 그 중에 2만 5천 명이나 되니까 적은 숫자가 아니잖아요. 요즘 실제로 학교에 가보면 졸업유예 학생을 수시로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생각해요. 왜 저 선배들은 졸업도 안 하고 있나, 이렇게 생각 안 하고 지금 현재 취업이 제대로 안 되고 취업이 돼도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에 좀 더 기회를 노리는 거잖아요. 준비도 하는 거고. 그 정도는 다 양해를 해주는 건데 대학은 거기에다가 돈까지 물리는 거고 심지어는 아까 말씀드린 기숙사라든지 여러 불이익을 줘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 한수진/사회자: 

더 처량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되겠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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