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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고추로 암 치료"…엉터리 명의 '덜미'

<앵커>

그런가 하면 말기 암 환자에게 청양고추를 먹으면 낫는다고 엉터리 처방을 해준 6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눈빛만 봐도 어떤 병인지 알 수 있다며 가짜 한의사 행세를 해왔습니다.

보도에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64살 박 모 씨는 지난 2010년부터 강원도 원주에 진료소를 차려 환자를 봤습니다.

의사나 한의사 면허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환자 얼굴색과 눈빛만 보고도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다며, 자신은 보통 의사나 한의사보다 차원 높은 이른바 '상의'라고 주장했습니다.

[피의자 박 씨 : 제가 아는 한의학으로 생각하면 지금 한의학은 유치원 정도 수준, 현대 의학은 초등학교 수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말기 암도 석 달 만에 완치할 수 있다는 박 씨의 말에 말기 간암 환자인 안 모 씨도 지난해 11월부터 치료를 받았습니다.

[최 모 씨/故 안 모 씨 부인 : 절박한 심정으로…아직 우리 애들도 어리고 하니까, (남편) 본인이 어쨌든 조금 더 목숨을 연장해야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간 거죠.]

처방은 두 달간 유황오리와 토끼, 각종 한약재 등을 달여 먹고, 하루에 매운 청양고추 10개씩 씹어 먹으라는 것이었습니다.

4천600만 원이나 들었지만 안 씨는 지난 5월 숨졌습니다.

박 씨는 뒤탈이 날 것에 대비해 부작용이 있어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환자들한테 받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2년간 환자 24명한테 엉터리 한약을 지어주고 1억 6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박 씨를 구속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 화면제공 : 서울 강남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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