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사람도 치료? '황당'

<앵커>

동물의 마음을 읽고 소통을 한다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들 가운데 일부는 죽은 동물과 교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사람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픈 사람의 사진만 보고도 좋은 기운을 보내서 치료를 돕는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한 얘기일까요?

생생 리포트,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 모 씨는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동물의 마음을 읽어준다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찾았습니다.

[김 모 씨 : '영혼 교감'이란 건 해준다고 해서, 강아지가 죽기 전에 매우 아팠는지, 괜찮았는지 궁금해서 신청했어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반려견의 사진만을 보고 강아지가 죽기 전 관절염을 앓았고, 장기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왼쪽 뒷다리에 관절염이 굉장히 심했어요. 기관지도 많이 안 좋았던 아이고, 폐, 심장, 간 다 전이가 됐겠죠. 조금, 조금씩.]

하지만, 동물병원에 남아 있는 진료 기록은 달랐습니다.

사인은 악성 빈혈이었고, 관절염 증세는 없었습니다.

[강종일/수의학박사 : (빈혈 수치) 최저 기준이 37.3%인데 이 강아지는 14%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이 강아지는 아주 심각한 빈혈 증상을 나타내고 있고요, 백혈구 수치는 정상 범위라 염증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와 상담했던 37명에게 물은 결과, 답하지 않은 5명과 일부만 맞혔다고 답한 3명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동물의 건강 상태 등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현직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 미리 주인이나 동물병원,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꿰맞추는 거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마다 다 다른 얘기를 하게 되죠.]

이런 엉터리 상담을 하고 한 번에 5~10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최근엔 일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은 독특한 능력으로 사람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환자 사진을 보면 어디가 아픈지 자신들도 느낄 수 있고 치유력이 있는 기를 환자에게 보내 질병을 치료한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준영 교수/서울대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의학 역사상 이런 식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효과가 입증된 것은 한 번도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를, 의사가 추천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고요.]

상담 피해자들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27명을 최근 사기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홍명, VJ : 이준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