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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이 178cm 미녀에 집착하는 이유

[취재파일] 중국이 178cm 미녀에 집착하는 이유
지난 2008년 7월25일 저는 중국 베이징 근교에 위치한 창핑 직업학교에 있었습니다. 당시 그곳에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시상식 요원의 훈련 수료식이 열렸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꼭 2주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여대생으로 구성된 337명의 시상식 요원, 일명 도우미들은 고된 합숙 훈련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아들었습니다.

얼굴에는 뿌듯한 자부심과 조국에서 처음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묻어났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의 전체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7만4천여 명으로 경쟁률은 평균 14대 1. 그런데 이들 시상식 도우미의 경쟁률은 이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에 남다른 자긍심을 가질 만도 했습니다.

시상식 도우미 337명의 키는 168cm에서 178cm까지로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습니다.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 용모가 단정한 여대생을 선발한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만 왜 이들의 키가 168cm에서 178cm까지일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미녀 도우미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신장 168cm 이하도, 178cm 이상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시상식 요원을 선발한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28개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키가 정말 다양하다. 예를 들어 남자 기계체조 선수들의 키가 170cm 안팎이다. 만약 체조 시상식에 178cm 장신 도우미들이 나서면 선수들이 왜소해 보인다. 그래서 체조처럼 키가 작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에는 168cm로 구성된 도우미들이 나선다. 메달리스트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그렇다고 해서 168cm보다 더 작은 여성은 여러 이유로 곤란하다.

그래서 하한선을 168cm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남자농구, 배구처럼 190cm 이상의 장신들이 출전하는 종목에는 178cm의 키를 가진 장신 도우미들이 시상식을 진행한다. 이런 종목에 만약 168cm의 도우미들이 나서면 반대로 시상식 요원들이 왜소해 보일 수가 있다.”

 쉽게 말해 시상식 요원 투입도 종목별로 ‘맞춤형’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성 도우미의 키 제한을 왜 굳이 178cm로 정했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의류업체와 패션쇼 담당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중국 여성의 옷매무새가 가장 아름답고 또 당당하게 보이는 키가 178cm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키가 더 커도 좋지 않은데다 180cm 이상의 장신 가운데 미모까지 갖춘 요원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런 점도 반영이 된 것이다.”

국내 패션 전문가들은 “여성 패션모델의 이상적인 키가 대체로 아시아인은 177-178cm, 서구인은 178-180cm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퍼모델의 신장도 이와 일치합니다. 지젤 번천은 180cm이고 알레산드라 암브로시오는 177cm입니다. 그리고 의류 매장에 있는 마네킹의 키도 대부분 178cm 안팎입니다. 

모레(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하는 전승절 열병식이 열립니다. 과거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섰던 그 망루에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원수로 처음 참석하게 돼 격세지감이 듭니다.

중국 당국이 총력을 기울여 준비한 이 열병식에 중국 여군 의장대가 1949년 신중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참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여군 의장대는 인민해방군 창설 이후 62년만인 2014년 2월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5월 중국을 방문한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환영행사를 계기로 공식 활동 모습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여군 의장대원의 평균 키는 178cm이고 평균 연령은 20살이라고 합니다. 대원의 키가 들쭉날쭉하면 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여군 의장대원의 신장은 대부분 175-180cm라고 합니다. 이들의 평균 신장을 178cm로 맞춘 것은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힘과 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여군 의장대원 중에는 중국 중앙방송국(CCTV) 선발대회에서 전국 10대 모델에 꼽힌 여성이 포함될 만큼 대부분 수려한 외모를 자랑합니다. 또  이들 가운데 88%는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7년 전 베이징 올림픽의 시상식 도우미들과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습니다. 늘씬한 키, 뛰어난 미모, 대졸 이상의 학력에 국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까지 펼친 점도 거의 같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부인했지만 당시 시상식 도우미를 선발할 때 키와 체중은 물론 가슴, 허리, 엉덩이 둘레까지 자세히 재본 뒤 뽑았다는 말이 나돌았습니다. 이 때문에 ‘성 상품화’ 논란도 일었지만 이들의 빼어난 외모와 세련된 매너는 현장에 있는 관중에 있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도 들었습니다. 시상식 요원 못지않게 ‘스타 오디션’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고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친 중국 여군 의장대가 이번에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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