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문자'로 남친 자살 유도한 10대 소녀

지난해 7월 13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서 18살 콘래드 로이가 자기집 앞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동은 켜진 상태였습니다. 사망 원인은 질식사. 차 안으로 배기가스가 들어오게 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었습니다. 단순 자살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됐고 로이의 동갑내기 여자친구인 미쉘 카터 (18)를 체포했습니다. 그리고 1년 여 지난 지난 금요일, 법정에서 이 놀라운 사실들이 속속 공개됐습니다.   
 "너를 아는 모든 사람이 잠시 슬퍼하겠지. 하지만 금방 그 슬픔을 이겨내게 될 거야" 카터가 로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 다른 문제 메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너는 당장 해야 해. 너는 모든 것을 가졌고 실패할 이유도 없어. 오늘이 바로 그 날이야. 오늘을 놓치면 영원히 못하게 된다고…"
 
무슨 말인가 싶을 겁니다. 로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 여자친구인 카터에게 자살을 망설이는 문자를 보내자, 그녀가 답장으로 보낸 글입니다. 한마디로 망설이지 말고 빨리 목숨을 끊으라는 겁니다. "너는 항상 그것 (자살)을 하겠다고 말했지, 한번도 시도한 적이 없어. 난 오늘밤 네가 실행에 옮기기를 바래."   남자친구에게 자살을 독촉하는 듯한 글들이 이어졌는데 여기서 그치질 않습니다.
 
로이가 ‘배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이 실패하면 어쩌지?’라고 카터에게 문자를 보내자 카터는 이렇게 답합니다.  "넌 언제나 변명 거리만 찾고 있구나. 그 방법이 먹히지 않으면 목을 매달면 되잖아." 참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로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던 날, 여동생 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오라고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카터에게 문자를 보내 "여동생들이 내가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합니다. 이때 두 사람의 문자 내용을 보겠습니다.
로이는 차 안에 앉아서 배기가스를 차 안에 들어오게 한 뒤 한 시간 넘게 카터와 통화를 했습니다. 카터는 나중에 인정했지만, 로이가 숨질 때까지 차 안에 계속 머물도록 독려했다고 말합니다. 그녀가 로이가 죽은 지 몇 달 뒤 친구들에게 보낸 문자 내용은 이렇습니다.   "내가 아마도 로이가 죽기 전 통화한 마지막 사람일거야. 로이가 배기가스 때문에 머리가 아파지자 자꾸 차 밖으로 나오려고 하길래 내가 한마디 했지. ‘제기랄, 다시 차 안에 들어가란 말야’라고…"  
  
로이가 숨진 직후 카터는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양 로이의 여동생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혹시 오빠 어디 갔는지 아니?"  라고 말입니다. 검찰은 카터가 로이의 죽음을 유도하고는 자신이 그것과 무관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그런 문자를 증거로 남긴 것이라고 말합니다.
 
카터의 변호사는 그녀가 로이에게 세뇌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감수성 예민한 소녀가 로이가 자살하겠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듣게 되면서 점점 동화되어 갔다는 것입니다. 로이가 죽기 11일 전, 로이는 카터에게 "우리 함께 목숨을 끊자..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말야.."  라고 문자를 보냈다는 겁니다. 그런데 두 커플은 2년 동안 수만 통의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만난 것은 딱 두 번이었던 것으로 한 언론사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카터의 변호사는 어떻게든 그녀가 살인죄나 살인교사죄를 벗어나게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카터도 그녀가 로이의 죽음을 유도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로이의 자살을 막으려고 여러 차례 설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안되자 그의 뜻을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들, 특히, 로이와 카터 간의 교환한 문자 메시지들은 그녀의 주장이 그다지 설득력 없어 보이게 합니다. 그런데 카터는 왜 그런 엄청난 짓을 했던 것일까요? 왜 카터는 로이에게 그런 문자 메시지를 계속 보냈던 것일까요?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하나 둘 그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다음 재판은 10월 2일에 잡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