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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서울, 폭염 영향으로 1년에 176명 사망

[취재파일] 서울, 폭염 영향으로 1년에 176명 사망
● 온열질환자 급증, 사망자 벌써 7명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더윗병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만 30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7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450개 응급 진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2011년엔 6명, 12년에 15명, 13년에 14명 그리고 작년엔 1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에는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같은 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도 있지만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온열질환(더윗병)입니다.

 통계를 보면 폭염에 의한 사망자는 최근 5년간 1년에 15명 이하로 발생했지만, 실제로 폭염에 의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습니다. 

● 서울, 폭염 영향으로 1년에 176명 사망

 1992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의 총 사망자는 67만 5,509명인데, 이 가운데 폭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5~9월에 사망한 사람은 27만 1,633명입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의 연구팀이 지난 1992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의 사망자들을 분석한 결과 27명1,633명의 1.17%인 3,177명이 폭염(더위)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8년 동안 3,177명이 사망했으니, 서울에서만 1년에 176명 정도가 더위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겁니다.
 
 이들의 의학적 사망 원인은 ‘더위’나 ‘온열 질환’이 아닙니다. 사망원인은 심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 호흡기 질환 등입니다. 하지만 폭염과 더위가 이 기저 질환들을 악화시켜 사망에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의 1.48%, 호흡기 질환 사망자의 0.86%가 폭염의 영향을 받아 사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 혈관, 호흡기보다 <신경계>, <생식기계>, <정신> 질환이 폭염에 더 취약

 그런데 폭염에 취약하다고 잘 알려진 심혈관계 환자와 호흡기 환자보다 <신경계 질환>이나 <비뇨 생식기계>, <정신이나 행동장애> 환자들이 더 폭염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경계의 경우 3.06%, 비뇨 생식기계 질환은 2.21%, 정신이나 행동장애 환자의 1.83%로 폭염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분석된 겁니다.
 
 특히 낮 최고기온이 29.5℃에서 1℃가 오를 때마다 심혈관계 환자의 사망률이 4%씩 증가했는데(호흡기 질환은 2%), 비뇨 생식기 환자는 사망률이 5%씩, 신경계 질환자는 7%씩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경계 질환이나 정신과 질환 등이 폭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 연구에서 항정신성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 3.27%가 폭염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모든 질환 가운데 폭염과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항정신성 약물 복용자들이 폭염에 민감한 게, 약물의 복용 때문인지, 아니면 더위로 인해 몸이 피로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약을 제때 먹지 않아서 사망률이 증가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또 교통사고처럼 외부적 요인으로 일어난 사고에 의한 사망률도 기온이 1℃ 증가할 때마다 3%정도 증가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특성상 기온이 높은 기간에 비도 자주내리는 데, 기온 때문이 아니라 비가 많이 와서 빗길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건 아닌지, 과연 기온이 정말 사고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인지 철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 폭염, 이번 주가 최대 고비

 통계적으로 다양한 질환들이 폭염과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만큼, 폭염이 질환을 어떻게 악화시키는지 좀 더 의학적으로 살펴보고, 폭염에 대한 위험성을 기존 심혈관계 질환자나 호흡기 질환자에 국한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질환으로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번 주가 이번 폭염의 최대 고비일 수 있겠습니다. 특히 목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폭염이 절정에 달할 전망인데요, 낮 기온이 높은 12시부터 5시까지는 무리한 야외 활동을 자제해 주시고, 폭염 피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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