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렌즈 '직구 사이트'가 유해 사이트?

해외 직구, 이제 더이상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는 생활의 일부가 됐죠. 옷이나 가방부터 전자제품, 건강식품,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이제는 심지어 콘택트렌즈도 해외 직구족들의 단골 쇼핑 목록이라는데요, 최근 한 가지 걸림돌이 생겼습니다. 권란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렌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80개들이 1팩의 가격은 10만 8천 원, 1년이면 100만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직구 사이트를 보면 같은 제품 90개들이 1팩이 82달러밖에 하지 않습니다. 1년이면 우리 돈 76만 원 선으로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25% 정도 저렴한 겁니다.

여기에 각종 할인 혜택까지 받고 나면 최대 50%까지도 절약이 가능합니다. 렌즈 착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신세계가 열리는 소식일 텐데요, 이게 웬걸, 상품의 상세 정보를 보기 위해 클릭하는 순간 유해 사이트라는 경고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인체에 해로운 다이어트 식품이나 자양강장제의 인터넷 거래가 금지됐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시력을 높여주는 렌즈가 도대체 왜 불법이라는 건지 식약처 홈페이지를 아무리 살펴봐도 이렇다 할 설명도 없습니다.

결국, 담당 부서를 통해 확인해보니 현행법상 안경과 콘택트렌즈는 안경사만이 안경업소에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허가받지 않은 렌즈의 온라인 판매는 법 위반이라고 알려 줍니다.

또한, 해외에서 판매되는 렌즈는 국내의 안전기준 평가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식약처는 지난해 말 6천여 곳의 렌즈 직구 사이트에 대해 유해 사이트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올 초 방통위가 이를 받아들였는데요, 그럼에도 경제적인 소비를 멈출 수 없는 일부 직구족들만이 어차피 원래 쓰는 것과 동일한 상표의 제품이고, 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들이니 우회 접속을 통해서라도 직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비자들의 이해관계와 규제가 엇갈리고 있는 건데요, 해법은 국내 렌즈 가격의 거품을 빼는 겁니다. 그러면 소비자도 호갱님 될 일 없고 안전에 대한 우려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 [취재파일] 렌즈 직구 사이트가 '유해 사이트'?

---

그런가 하면 해외를 직접 다녀오는 경우에는 꼭 한두 푼씩 그 나라의 잔돈이 남죠. 특히 동전은 참 처치가 곤란한데요, 아무리 액수가 적은 푼 돈이라도 간편하게 신청만 하면 집이나 직장 등 내가 원하는 곳까지 와서 환전을 해 주는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지난 주말 이 뉴스가 나간 뒤, 회사의 이름을 가르쳐달라는 문의가 줄을 이었는데요, 탄생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지난해에만 해외 여행객 수가 1천600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쓰지 않고 놔두고 있는 외국 동전은 얼마나 될까요?

전국은행협회조차 파악을 못 하고 있어서 추정치로만 최소 3~4억 원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동전이 무게가 나가다 보니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로 시중은행들은 거의 취급을 안 해 줍니다. 그나마 공항 지점이나 외환은행만 주요 8개 국가 통화에 한해서만 바꿔줄 뿐입니다.

이런 내용을 2년 전 쯤 조 기자가 보도했었는데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은행 측을 무작정 비난할 수도 없고 마땅한 해법이 없어서 실태를 보여주는 데서 그쳤던 당시 기사를 보고 한 시청자가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류종현/환전 애플리케이션 '티클모아' 개발자 : 과거에 방송을 보니까 수천억 정도의 동전들이 서랍 속에 잠들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걸 끄집어내서 잘 깨워서 활용하면 외화 절감도 될 테고 가정에서도 돈을 더 획득할 수 있어서 좋은 점이 있겠다 생각해서….]

그래서 만든 게 '티클모아'라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인데요, 회원가입 필요 없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동전의 종류와 수량, 그리고 환전 희망 지역을 입력하면 업체 측이 방문해서 원화로 바꿔줍니다.

살 때는 은행과 똑같은 50% 환율을 적용하고 시세의 70% 선에서 되팔기도 합니다. 은행에서 받아주지 않는 동남아 국가 동전들을 처리할 때나 일본처럼 동전이 요긴한 나라에 가기 전에 활용하면 좋겠죠.

이 새로운 모델이 성공할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그동안 은행들이 손실 걱정만 하며 배짱을 부리는 사이에 민간인이 방법을 찾아냈다는 겁니다.

▶ [취재파일] 당신의 성공을 빕니다

---

중국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하지 못하는 골치 아픈 존재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마약인데요, 중국 내 마약 중독자 수가 남한 인구의 4분의 1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상욱 특파원의 취재파일입니다.

중국 국가금독위원회가 사상 최초로 중국의 마약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냈습니다.

마약에 관한 중국의 민낯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일임에도 강행한 건 그만큼 절박하고 다급했다는 방증인데요, 지난해 말까지 전국에 등록된 마약 중독자가 295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해 동안 20%인 48만 명이나 급증한 겁니다.

그런데 이는 마약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람들이 기준이라 실제 중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1천4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자국의 마약 사용자 수를 일부러 과장할 리는 없으니 이 수치조차 매우 보수적으로 잡은 걸 겁니다.

시진핑 주석이 얼굴을 붉히며 마약 사범에 대해서는 절대 관용이란 없을 것이라 못 박고 마약 퇴치 전쟁에서 완승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군대를 철수시킬 수 없다고 외친 게 당연해 보입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확산 추세입니다.

우선 중독자의 연령이 낮아져서 57% 이상이 35세 이하의 젊은층이고 18살도 안 된 중독자도 3만 명에 이릅니다. 갈수록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직업도 다양해져서 과거엔 무직이나 자영업자 등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회사원, 공무원, 연예인 등 상대적인 사회 안정층이 늘었습니다. 마약이 중국 사회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종류 또한 걱정스러운데요, 중독자의 절반이 주사기로 투입하는 전통 마약 대신 구강으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합성 마약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형법에 따르면 1kg 이상의 아편이나 50g 이상의 헤로인과 필로폰을 밀수, 판매, 운반, 또한 제조할 경우 15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 징역, 최고 사형에 처하고 재산을 몰수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실제 2kg 이상을 유통할 경우 대부분 가차 없이 사형에 처합니다.

한마디로 중국은 마약 사범을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가혹하게 처벌하는데 왜 마약과의 지긋지긋한 인연을 끊지 못하는 걸까요?

목숨을 걸고라도 마약을 찾는 수요의 이면에는 물질적인 성장이 미처 어루만져주지 못한 중국 사회의 근본적인 병폐가 숨어있을 겁니다.   

▶ [월드리포트] 중국 마약에 포위됐는데 구멍은 많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