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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미인'보다는 '동안'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왜 '동안'이 되고 싶어하나<br>전문가들의 '동안론' 그리고 '동안이 되는 방법'

7월 중순, 숨 막힐 정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무렵 서울 강남의 한 노천 카페에 화사한 휴가 복장의 '아줌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드레스 코드가 '바캉스 룩'인 이 모임은 취재기자인 제게는 취재 전까지는 생소하게 느껴졌던 '동안 동아리'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서로를 향해 모두 '예뻐졌다', '젊어졌다', '피부가 좋아졌다'는 인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 화장품 회사가 후원하는 '동안 동아리'였는데 SNS를 통해 '동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다가 3주에 한 번 이런 식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한다고 했습니다. 모두 나이보다 젊어 보였습니다. '동안'이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 '동안'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기는 '파티'였습니다. 남편도 따라오고 아이들도 따라오고 주말 한나절 즐기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다는 김태희(40) 씨는 한마디로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남편한테 받는 스트레스, 육아에서 지친 것...이런 것들을 서로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면서 얼굴이 밝아지고 마음이 밝아지면 그게 표정에서 나타나요. 똑같이 주름이 있어도 인상 쓰면서 나온 주름과 웃는 주름은 다르잖아요. 그런 것들이 여기 모인 사람들의 동안의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에너지를 주는 것."
 
아들 셋,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주부 강구희(34) 씨도 이 모임에 적극적입니다. "아이 낳고 직후에 74kg까지 나갔어요. 그때는 어디가도 칭찬받을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한국 사회가 참 신기한 게, 제가 외모를 관리하고 예뻐지면서 호의적인 반응이 오는 거예요. 애들 줄줄이 데리고 나가면 '어머 애가 넷이에요?' 이러면서 뭐 하나라도 더 챙겨주세요. '애 넷 엄마가 어쩌면 이렇게 예뻐요?' 이런 말 들으면 저도 뿌듯하고 아이들도 좋아해요. 무엇보다 신랑이 긴장하더라고요.. 하하"
 
'미인'보다 '동안'이 대접받는 한국사회, 동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동안이 되는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노낙경/피부과 전문의 - 어린이의 얼굴이 '동안' : 한국 여성 500명의 얼굴을 20~30대와 40~50대 평균으로 나눠봤습니다. 이상하게도 뼈의 크기가 달라지는 게 없는데 40~50대의 얼굴이 많이 큽니다. 불필요한 살들이 많이 붙게 된다라는 거죠. 또 얼굴 코 아래쪽으로 지방이 많이 늘어지게 됩니다.

아래쪽이 무거운 양상을 보이는 게 노안입니다. 같이 나이라도 비교적 얼굴이 둥글면서 너무 길지 않고 적당히 짧은 얼굴이 어려 보이는 요소라는 겁니다. 5살, 6살 어린이 얼굴을 보면 하관이 긴 경우가 거의 없어요. 눈은 상대적으로 커 보이죠. 이게 동안의 특징이고 우리가 계속 학습해온 겁니다. 병아리도, 강아지도 다 마찬가지 특징이 있어요.]
 
● 20대 후반부터 피부 노화 시작…40대에 차이 확연

[여성은 20대 후반부터 피부노화가 시작됩니다. 30대 중후반이 되면 눈 옆과 눈 아래쪽부터 노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40대가 되면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젊었을 때 많은 노력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가 40대 중반 이후로 확 드러난다는 겁니다. 물론 타고난 것과 노력하는 게 있는데, 제가 볼 때 70%는 노력에 의해 바꿀 수 있습니다.]
 
● "후천적 관리로 노화 늦출 수 있어…'동안' 가능"

[후천적으로 관리해서 어느 정도는 동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외부의 유해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와 보습제를 잘 발라주고, 늘 수분 섭취를 많이 해야 합니다.

몸이 탈수되면 피부는 몇 배 더 탈수됩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비타민C 많이 먹고,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생활을 해야죠. 과음과 흡연 피하고요. 물론 이런 방식을 다 아실 겁니다. 피부 노화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겁니다.]
 
● 무리한 '관리'는 금물

[기본적으로 무리하게 피부를 쓰면 안 됩니다. 동안이 되기 위해 너무 각질제거를 많이 한다거나 좋다는 것을 너무 많이 바르거나 하면 오히려 나빠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 피부를 봤을 때 본인 피부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대비하고 노력해준다면 충분히 원하는 대로 관리할 수 있을 겁니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중요합니다.] 
 
[신세영/서경대 미용예술학과 교수 - 쉽게 다가온 '동안 관리법' : 미용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예전부터 동안에 대한 열망을 계속 있었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외과적 수술이나 시술, 그리고 화장품 발달, 작은 습관에
의해서 동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거든요.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은 동안이라는 생각, 다시 말해 젊어 보이는 것이 철저한 자리관리를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 '가벼운 피부표현', '상승형 메이크업'이 기본

[동안을 비율로 보면 이마에서 눈썹까지가 1, 눈썹에서 코끝까지가 1, 그리고 코끝에서 턱 사이가 0.8~0.9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그렇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게 동안 메이크업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고민하는 다크서클을 보완해 주는 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동안 메이크업 포인트는 가벼운 피부표현과 직선적인 눈썹, 그리고 또렷한 눈매 연출, 마지막으로 입체적인 얼굴의 윤곽 표현입니다.

특히 선, 모든 얼굴의 선이 상승형인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입꼬리 부분도 올라가게 표현하면 훨씬 동안으로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절대 화장을 무겁게 하면 안 됩니다. 자연스러우면서 본연의 개성을 살려주는 게 중요합니다.]
 
● 뼈 부분에 대한 꾸준한 마사지

"뼈 부분을 눌러서 자극하는 것, 얼굴도 마사지가 중요합니다. 자극을 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이 피부조직들이 가벼운 손상을 입는 것이죠. 그러면 콜라겐이 그 조직을 대체하면서 솟아오르게 됩니다. 이게 재생의 의미거든요. 재생이 되면 주름이 개선되겠죠. 피부가 처지는 걸 막아줄 수 있는 겁니다. 눈썹과 눈 사이의 뼈, 관자놀이 부분, 애교살 밑 뼈, 팔자주름 부분, 광대 중앙, 턱 악관절, 인중 부분을 꾸준히 눌러주세요. 혈액순환을 해준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박승민/숭실대 부부가족상담연구소장 - '동안'은 '나 아직 살아있어!'란 표현의 일환 : '나이보다 젊어 보이시네요'란 얘기를 들으면 '아 내가 이전처럼 활기차게 살고 있구나' 이런 걸 확인받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가 점점 고령화돼 가고 있고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첫인상이 중요하게 된 거죠.

이왕이면 그 첫인상이 좀 더 생생하고 활기 있고 좀 더 주도적으로 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금 사회의 세태가 동안 현상에 반영된 거 아닐까요. 내가 예전처럼 살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과 근심이 작용하게 되니까 현재 나이보다는 내가 좀 어려 보이거나 젊어 보일 때에 기회가 좀 더 많이 있을 거라고 인식하는 겁니다.]
 
● 원숙한 아름다움도 중요

[젊어 보이는 게 굉장히 좋긴 하지만 젊은 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충분한 경험과 그 내용들이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쌓이면 원숙한 아름다움이란 게 생기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편안함과 여유,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더 누리고 살아갈 때 진정한 건강한 삶으로 이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안'도 중요하긴 하지만 '과정'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그 가운데서 오는 원숙함이란 가치도 잊지 말아야 하겠죠.] 

▶ "미인보다 '동안' 되고 싶어"…동안 열풍의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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