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아몰랑', '김치녀'…여성 혐오·비하 발언 논란

* 대담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SBS뉴스

작성 2015.07.06 11:14 수정 2015.07.06 13: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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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아몰랑 이라는 말 들어 보셨어요? “아몰랑 나 집에 갈 거야.”, “아몰랑 나 잘못 없죠.”, “짜증나 아몰랑.”... 요즘 이 “아몰랑”이라는 말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 혐오, 여성 비하 유행어가 아니냐 하는 논란이 있습니다. 이 유행어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성학 연구자인 윤보라 씨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윤보라 선생님 나와 계시지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 고맙습니다. 요즘 아몰랑이라는 말 자주 쓰지 않습니까? 그런데 백과사전이나 국어사전에는 안 나오는 말이죠.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안 나오는 유행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뜻인가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어감에서 짐작하시다시피 어떤 논리적 설명을 요구받거나 어떤 주장의 근거를 제시해달라는 요구를 받을 때 아 모르겠다 막무가내 혹은 다짜고짜 넘어가는 것을 묘사하는 뜻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너는 왜 그런 주장을 펼치냐? 왜 그렇게 생각하냐? 그러면 아몰랑... 대강 넘어갈 때, 그럴 때 쓴다는 거죠?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언제 어떻게 생겨난 말인가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이게 작년 봄쯤에 페이스북 SNS에서 한 여성이 올린 글에서 유래를 했는데요. 그게 “국가 정책에 대해서 나라에 비리가 너무 많다.” 라는 글을 올렸을 때 댓글에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을 받으니까 “아몰라, 아 모르겠다ㅡ 그냥 다 짜증이 난다.” 라는 화면이 캡처 되어진 뒤 돌아다니면서 생겨난 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제대로 된 설명이나 문책도 없고, 그냥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 이런 모습을 보이는 정부에 대해서 비판하는 뜻으로도 이 말을 많이 쓰게 됐다, 이 말씀이시죠?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정부를 비판하려고 했는데 왜 너는 정부를 어떤 이유로 비판하려고 하느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 대한 답이 아 모르겠다 그냥 다 짜증이 난다, 라는 맥락에서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런데 이 아몰랑이 지금 보면 확대돼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세태를 풍자하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것 같고요.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 같아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네. 지금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버스 광고에도 아몰랑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고, 다양하게 화대 재생산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게 여성 혐오와 비하 발언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어떤 근거가 있는 건가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사실 이게 제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처음에 그 단어가 시작이 된 건 거의 1년이 넘었어요. 그랬는데 유행이 된 건 올해 5월부터 최근 한, 두 달 사이니까 이 단어가 1년 가까이 쓰이긴 했었지만 그때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인터넷 은어였다가 1년이 지난 지금 현재 5,6월을 기점으로 갑자기 폭발한 걸로 볼 수 있는데요. 그때 그 단어가 담론적인 힘을 얻게 된 것. 인터넷 은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다 유행어로 쓰이게 된 맥락에는 이 단어가 특정 여성의 유형이다, 여성들이 이런 특징을 갖는다, 라고 하는 편견에 의한 편견과 합이 맞아 떨어지는 지점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속도로 갑자기 유행어가 되었다는 측면이 있죠.▷ 한수진/사회자: 

편견과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었다?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그렇죠. 여성은 이러이러하다. 예를 들어서 여성은 무지하다, 혹은 비합리적이다, 라고 생각하는 여성적인 특징이라고 우리 사회가 여기는 그 부분과 맞아떨어져서 갑자기 폭발적인 힘을 얻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서 특별한 계기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건 어떤 뜻인가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그게 몇 달 전에 특정 대형 여성 커뮤니티가 인터넷 안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라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특정 여성 커뮤니티를 지칭하는 여성에 대해 비난하는 조롱하는 그런 뜻으로 쓰였던 맥락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성 커뮤니티 전체를 조롱하는 뜻에서 그게 계기가 돼서 더 크게 확산이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점에서 보면 이것은 어떤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다, 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그렇죠. 여성 비하하는 뜻이 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재미라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이 단어를 쓰면서 윤리에 의미를 획득하게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는 장난처럼 시작된 말이었는데 여성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의미로 악용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네. 그 당시에는 작년에만 하더라도 인터넷 은어에만 국한되었을 때는 꼭 어떤 여성을 비판하는 말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막무가내 혹은 다짜고짜의 모습을 보이는 그런 행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습들이 간간히 있기는 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선생님, 그러고 보면 최근에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들 유행어들에 대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지 않았습니까?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떤 것들이 있었죠?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굉장히 뭐라고 해야 할까요? 성기를 빗대서 욕을 하는 거라든가

▷ 한수진/사회자: 

김치녀 이런 것도 해당되는 거죠?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네, 그럼요. 된장녀, 예전에 무슨 개똥녀부터 시작해서 이른바 OO녀라고 이름을 붙이고 ,여성들을 하나의 유형으로 집단화해서 이름을 붙인 경우가 굉장히 많았죠.

▷ 한수진/사회자: 

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이런 일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그것을 저희도 숙고해야 하는 지점이 그 지점인 것 같아요. 최근에 2,3년 동안 이런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 여성을 공격하는 발언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그게 단순히 온라인 공간에서만 생산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공기처럼 떠도는 에너지로 확산이 되고 있는데 정확한 이유 혹은 어떻게 봐야 할까에 대해 어렵고 복잡한 질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무엇이 왜 이런 여성 비하 발언이 늘어나느냐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런 현상이 어떤 질문을, 어떤 사회적 문제들을 지우고 있는가에 대해서 먼저 접근해봐야 하지 않을까. 결국 우리 사회가 여성을 차별하거나 여성 공격하는 에너지를 통해서 어떤 것들을 혹은 삭제하고 지우고 혹은 어떤 것들을 얻고 있는가 라는 구도를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차별하거나 공격하는 에너지를 통해서 무엇을 지우는 것인지 거기에 대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네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좀 쉬운 말로 어떤 뜻일까요?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지금 산적해 있는 사회적 문제들, 지금 이른바 젠더 관계, 성별 관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잖아요. 여성이 자신의 생애를 전망하는 때에 부여되는 많은 과제들, 연애부터 시작해서 임신, 출산, 결혼, 노후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이 성별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게 문제들이 다가오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여성들이 당면한 과제들, 과업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결해가야 할 것인가. 취업이나 임신이나 출산, 결혼 모든 문제들을요. 특히 관계에서 오는 문제도 그렇고요.

이런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공론이 되기보다는 단순히 성차별 구도로 단순히 치환시켜서 이것들을 해결해 나가려는 그런 모습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거죠. 여자들은 원래 그렇고 이런 식으로 현상이 지우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회적 문제에 대한 원인, 또 불만 같은 경우를 지나치게 성적인 구조로써 파악을 한다 그런 불만으로 한다?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성대결로

▷ 한수진/사회자: 

성대결로 파악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억압이나 착취, 혐오로 이런 식으로 치환이 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말씀을 들어보니까 문제가 있네요. 재미로 쓸 말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청취자분들은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보라 씨/여성학 연구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성학 연구자인 윤보라 씨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