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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귀국 공무원 "동료 손목 차가워…눈물이 왈칵"

연수 귀국 공무원 "동료 손목 차가워…눈물이 왈칵"
"동료 손목을 잡는데 차갑더라고요. 눈물이 왈칵했습니다"

부산시 소속 이모, 윤모 사무관은 지난 1일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를 떠올리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이틀만인 3일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부산에 도착한 두 사무관은 담담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썼지만 떨리는 목소리만은 어쩌지 못했다.

6대의 차량 가운데 가장 먼저 출발한 2호차에 타고 있었다는 이 사무관은 네번째로 출발한 5호차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소식을 듣고 버스를 돌려 부랴부랴 현장으로 갔을 때는 이미 한 시간 정도는 흐른 뒤였다고 기억했다.

이 사무관은 "사고 현장에 도착하니 현지 주민과 다른 공무원들이 들것으로 부상자를 옮기고 있었다"면서 "몇 시간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강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제대로 된 들것이 없어 부직포처럼 생긴 천의 양쪽을 잡고 부상자를 옮겼다고 떠올렸다.

두 사람은 사고현장에 도착하자마자 5호차에 탔던 부산시 동료 공무원을 찾기 시작했고, 다리에서 떨어져 하천 강바닥에 뒤집힌 채 처박혀 있는 버스 옆 풀숲에서 동료 김모(56) 사무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김 사무관에게 다가가 '괜찮느냐'며 손목을 잡았는데 싸늘하더라"면서 "맥박도 없었고, 너무 차가워서 눈물이 왈칵 났다"고 말했다.

부산시 공무원 가운데 사고 부상자로 알려진 하모 사무관을 발견한 이는 윤 사무관이었다.

이 사무관과 함께 숨진 김 사무관을 다리 위로 올려놓은 뒤 구조에 동참한 윤 사무관은 "(하 사무관이) 누군가에 업혀서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었다"면서 "구조가 급해 말을 걸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윤 사무관은 다친 하 사무관이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연락받았다면서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척추 1번에 부상을 입었고 갈비뼈 골절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공무원들 모두 사전에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안전벨트는 맨 것으로 안다"면서 "해당 지역이 산악지역으로, 오지이긴 하지만 편도 2차선 도로였는데 어떻게 사고가 난건지, 과속은 아닌지 추측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이번 연수에 모두 8명의 사무관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김 사무관이 숨졌고, 하 사무관이 부상했다.

특히 숨진 김 사무관은 부산 북구의 한 노인시설에서 점심 급식 봉사활동을 수년간 해왔고, 청렴한 생활로 2005년 행정자치부 장관이 주는 청백봉사상도 수상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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