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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감사원의 무차별 감사…"국산무기 말살"

[취재파일] 감사원의 무차별 감사…"국산무기 말살"
감사원이 어제(2일) 국방과학연구소 ADD의 ‘국방연구개발 추진 실태’를 감사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외국 무기 도입 과정은 빼고 오롯이 국산 무기 개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뒤 대단한 방산비리인 것 마냥 떠들썩하게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해군 함정에 신형을 놔두고 구형 레이더를 장착했고, 전차의 내부피해 계측장비는 부품이 제대로 부착되지 않았으며, 전술 교량은 붕괴됐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감사원 발표를 액면 그대로 읽으면 방산비리 맞지만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방산비리 아닙니다. 감사원도 방산비리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왜 이런 결과를 발표했을까요?
● 감사원의 국산 무기 마녀사냥

감사원은 해군이 함정에 대함 및 항해 레이더를 설치하는 과정에 신형 레이더의 개발이 완료됐는데도 구형 레이더를 장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형 레이더는 2013년 12월 개발이 완료됐고 감사원이 2014년에 이 사안을 살펴봤더니 2016년에 진수되는 함정이 구형 레이더로 설계가 돼있던 겁니다.

감사원의 지적은 “레이더는 구형이면 방산비리”라는 논리입니다. 구형도 군 작전 요구 성능 즉 ROC에 부합합니다. 갑자기 신형을 장착하라고 하면 구형을 제작하는 업체는 강제로 내쫓겨야 합니다. 감사원의 주장은 기존 레이더의 성능에 이상 없는데도 신형이 나왔다고 당장 계약을 파기하라는 억지입니다. 감사원과 신형 레이더 제작업체의 관계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감사원이 부실 장비라는 누명을 씌운 전차의 내부피해 계측장비는 반제품 상태로 납품 받은 정상 제품입니다. 관련 방산 기업이 내부피해 계측장비 2개 세트를 납품 받았는데 1개 세트는 즉시 사용할 제품이었고 나머지 1개 세트는 예비용이었습니다. 예비용 세트는 나중에 쓸 장비이니 진동센서와 제어판 등을 부착하지 않은 채 입고했습니다. 방산기업도 장비를 납품한 기업도 모두 양해한 것으로 방산비리 아닙니다.

같은 기업은 또 전차의 자동조종모듈이라는 계측장비 7개 세트를 납품 받았으면서도 실제로는 11개 세트를 납품받은 것처럼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아닙니다. 11개 세트 납품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7개 세트는 안팎이 모두 정상이었고 4개 세트는 극소수 중고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납품 업체가 조금 비양심적이긴 해도 방산비리도 아니고 감사원이 나설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차기 전술교량은 시험 과정에서 6차례나 전복됐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달리 말해 전술교량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전 세계 모든 방산기업은 무기 개발할 때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상상 속 신무기를 한번에 뚝딱 만들어낸다? 우리 감사원의 잣대라면 세계의 모든 방산기업들은 비리 기업입니다.
● 누구를 위한 감사인가?

방산비리 저지른 업체와 군인은 엄벌에 처해 마땅합니다만 이런 저런 무기 사업을 억지로 방산비리로 엮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요즘 검찰과 감사원이 딱 그렇습니다. 별도 팀까지 꾸렸으니 방산비리를 찾긴 찾아야 하겠는데 생각같이 많지 않은가 봅니다. 방산비리 없으면 감사, 수사 접으면 그만입니다. 섣부른 공명심이 안보를 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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