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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데이트 폭력 처벌이 고작 벌금 8만 원?"

대담 :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

▷ 한수진/사회자:

사랑이 도를 넘어서 집착하게 되고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사랑싸움으로만 보기 어려운 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하는가 하면 심한 욕설을 한다거나 목숨까지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연인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한 사람이 연 평균 7천여 명이나 되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5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데이트 폭력 정말 심각한 거죠?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최근 설문조사 결과 좀 소개해 주시겠어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앵커님께서 미리 말씀하신 것 처럼요. 데이트폭력 실태에 관한 경찰청 조사 결과 경찰에 보고된 것만 집계가 나왔는데요. 연평균 7천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사실은 보고하는 사람들은 20~30%도 안 되거든요. 그리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 정도가요. 그러니까 이것보다 훨씬 많은 거죠. 거의 데이트 경험이 있는 사람의 3명 중에 1명 아니면 4명 중의 1명이 신체적인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연구에서는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3명 중에 1명?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훨씬 많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거 상당히 심각한데요. 최근 들어서 특히 데이트 폭력이 더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사실 예전보다는 연애하는 기간이 길어졌고요. 그리고 또 신중하지 않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편하게 데이트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고 특히 데이트 폭력이라고 해서 미디어에서 많이 알려지다 보니까 자신의 피해 보고들을 조금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럴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전에는 감추기에 급급했는데 말이죠. 이제는 이게 분명히 문제가 있다, 알려야 한다는 생각들을 한다는 거죠?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데이트 폭력이라는 걸 어느 정도까지 데이트 폭력으로 봐야 할까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데이트 도중에 갈등 상황이 되면 그 상대에게 행하는 모든 종류의 공격 행동을 다 데이트 폭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구분을 하면 보통 저희는 일반적으로 신체적인 가해, 성폭력 포함해서요. 신체적인 가해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심리적인 폭력 그러니까 언어폭력이나 아니면 비언어적으로 위협하는 행동, 겁을 먹게 하는 행동 이런 것까지 다 포함해서 데이트 폭력이라고 할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비언어적으로 겁을 먹게 한다. 윽박지르는 건가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같은 상황에서 화가 난다고 옆에 있는 유리창을 깨거나 이건 상대에 대한 공격 행동은 아니지만 굉장히 심리적으로 충격 받게 되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직접적으로 신체적으로 위해를 가할 수도 있는 거고.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연구에서는 3명 중에 1명은 밀치거나 잡아 비틀거나 이런 것까지 했을 때 3명 중에 1명인 거고요. 만약에 언어폭력이라든지 비언어적인 심리적인 폭력까지 하면 연구에서는 적게 나와도 70~80% 아니면 거의 90% 넘게 그런 경험을 했다, 라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심리적인 폭력도 상당히 심각한 거고 사실 주변에 있는 물건을 깨부수거나 이래도 상당히 무섭잖아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그 다음에 다른 길 가다가 묻지마 폭력을 당한 것보다는 자신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폭력을 당하는 거기 때문에 그 충격은 그러니까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자존감은 나락이 되고요. 그 이후에 연애를 기피한다든지 아니면 부적절한 반응을 해서 대인관계가 손상된다든지 여러 가지 후유증은 평생 남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더구나 믿는 사람인데 사랑한다,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이렇게 폭력을 당하게 되면 더 심각하게 상처를 받는다는 말씀이시죠.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데이트 할 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들의 경우에 어떤 특징 같은 게 있을까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일단 심각한 데이트 폭력, 목숨까지 위태로울 정도까지 폭력을 행하는 사람들의 거의 공통적인 특성이 관계에 대한 집착이 있는 사람입니다. 대인관계에서 특히 이성관계에서 소유욕이 강한 사람들이 있고요. 자기의 감정조절을 못해서 분노조절을 못해서 욱 하는 성격이 있는 사람들이 좀 그렇고요. 그리고 가부장적인 태도, 남성들이 좀 더 우세하다고 하는 가부장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데이트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많죠.

▷ 한수진/사회자:

여자가 왜 말을 안 들어? 이러면서. 그런 가부장적인 면도 어떤 또 폭력적인 환경에서 컸을 때도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학자들은 그쪽에 집중을 했었습니다. 원래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든지 아니면 폭력적인 지역사회에서 성장했을 경우에 실제로도 연구결과들은 그렇게 나오기도 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술 마시고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사실 다른 때는 괜찮은데 음주를 하게 되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사람 사실은 저는 15년 전 정도에는 그것 때문에 제가 음주 연구를 하기 때문에 술 마시고 데이트 폭력을 하는 거에 대해서 연구를 시작했고요. 또 의외로 그 중에 절반 이상은 술 문제만 해결하면 데이트 폭력을 예방하거나 가해를 안 하게 할 수 있으니까 사실 그런 건 우리가 중재하거나 치유할 때는 접근하기가 편한 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술을 마시지 않을 때는 아주 멀쩡한데 술만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또 그렇게 핑계를 대는 거죠. 내가 술 때문이었어. 이렇게 핑계를 대면 어쩔 수 없이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냥 넘어가고. 그 부분도 굉장히 저희가 사실은 가해자들이 계속 인정을 안 하고 술로 핑계대는 거 이런 것들도 문제이긴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사실 보면 최근에 한 진보 논객과 노동운동가가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때문에 파장이 크지 않았습니까? 교수님 그 소식도 보셨죠? 소위 말해서 이런 사람들 알 만한 사람들이고 깨어있다는 사람들이고 페미니즘을 적극 옹호했던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도 데이트 폭력 의혹에 휘말리네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실제로는 아주 폭력적으로 보이는 사람들 아니면 사회에서 정신병.. 사이코패스라는 사람들이 그러는 경우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다른 사항에서는 굉장히 아주 사람 좋고 또 폭력적으로 안 하고 또 이런 사람들이 집착이 있는 사람들은 관계를 굉장히 중시합니다. 또 사랑해서 폭력을 한다고 하고 또 여자들에 대한 존중이라든지 사랑하는 마음을 꽤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럴까요? 사랑한다면서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는데 왜 만나나 헤어지면 되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게 그렇게 안 되는 모양이더라고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위협을 많이 하고요. 본인들 사이에 있었던 비밀스러운 일을 공개한다고 한다든지 아니면 살해위협 아니면 가족을 위해하겠다고 하는 위협 때문에도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사람들이 보통 때는 너무 잘 해주기 때문에 폭력만 고치게 되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고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에 계속 하다 보면 연애를 하다 보면 거기에 무뎌지고 그러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처음에는 당혹스럽다가 폭력에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지기까지 한다는 그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제가 피해가 상담을 10년 넘게 하다 보니까 그런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고발 형태로 욕을 하지만 그 뒤에는 사랑 이야기 그것만 빼면 좋고, 사실 어떻게 고칠 수 없나요? 그런데 고칠 수 있는 상황이 넘어서는 경우인데도 계속 어떻게 해결해 달라, 이 사람과는 헤어지지 못 하겠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심각한 문제인데 말이죠. 교수님 데이트 폭력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사실은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 당하는 사람들도 일주일에 한 명 이상 여성들이 여성이 피해를 당하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연애를 할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연애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교육을 제대로 해서 어떻게 대처할까 하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요. 일단 그것보다 중요한 건 피해자 보호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피해자들을 어떻게 보호할까 저도 상담 중에 굉장히 어려운 점들이 꽤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가령 어떤 게 필요한데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데이트 폭력으로 가다 스토킹이 되었을 때 접근금지명령 같은 걸 하게하고 하는데 거의 구속력이 없고 또 박 대통령 이번에 정권에서 참 좋은 일이긴 한데 지속적으로 스토킹으로 괴롭히면 처벌한다고 하지만 벌금 8만 원 수준에 실제 처벌당하는 것들도 그렇게 사례도 많지 않은 거 보면 법적인 제도화를 확실하게 선진국처럼 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폭력은 참 심각한 문제다 하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제도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고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다른 나라는 제도적인 장치가 잘 돼 있나 보죠?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호주나 아니면 유럽 국가들 뉴욕 같은 데는 가정 폭력 우리나라도 가정폭력특례법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피해자 보호를 잘 하고 있는데 거기에 친밀한 관계 폭력이라고 해서 데이트 폭력까지 다 포함시켰어요 다른 나라들은. 일례로 영국 같은 경우는 신고를 했는데 경찰에서 그냥 넘어가는 일들을 보니까 그 전에 똑같은 전과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클레어법이라고 해서 일단 데이트폭력이 의심되면 상대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그런 법률까지도 제도화 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여러 가지 방안도 한 번 고려해 볼만 하겠네요.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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