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더니… 어두운 우리 속에 방치된 동물들

권영인 기자, 권재경 인턴 기자

작성 2015.06.23 11: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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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지난 2013년에 이 곳, 동물 체험관으로 왔어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친구도 있고 먼 나라에서 힘겹게 들어온 친구들도 있습니다. 저희가 모두 다 모이면 160마리가 넘을 정도로 많죠.

우리 안에 갇혀 사는 것이 조금 답답하고 힘들었지만저희를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덕분에 견딜 수 있었어요. 

하지만 올해부터, 이곳은 끔찍한 지옥으로 변했어요. 더 이상 사람들은 찾아오지 않았고, 철창에 갇힌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고 친구들은 하나 둘씩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갔습니다.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다람쥐는 굶어서 죽었고, 위용을 뽐내던 대형 도마뱀은 앙상한 갈비뼈를 드러낸 채 죽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배고픔과 질병에 시달리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에게 이런 시련이 닥쳤을까요? 우리가 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했을까요? 그건 바로 저희를 데려왔던 체험관 사장이 경영난을 이유로  갑자기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저와 일부 친구들은 죽음에 이르기 전 천만다행으로 도움의 손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완전히 회복되기엔 심각하게 아픈 친구들이 너무 많습니다. 

물론 저희를 이렇게 무책임하게 버린 사장도 밉지만, 우리가 이렇게 오랜 기간 방치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알고 나니 더 속이 상합니다. 

아직 한국에는 동물원을 관리 감독하는 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갑자기 동물원을 폐업 하더라도 동물을 책임질 의무가 없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에게 고의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만 규제할 뿐 저희가 이렇게 굶주리고 죽어 나가더라도 동물원이 폐쇄된 경우에는 적용되기 힘듭니다.

지금도 수많은 동물원과 체험관에서 동물들이 사람들과 교감하고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사람들과 지내는 게 결코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더 불행한 것은 그 친구들도 한 순간에 저희처럼 될 수 있다는 겁니다.더 안타까운 건 그런 비극이 닥치기 전까지는 그들도 알 수 없다는 겁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