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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환자 내원하자 30분만에 '휴원 결정'

메르스 의심환자 내원하자 30분만에 '휴원 결정'
대구의 한 의원이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의심환자가 내원하자 보건소 등에 곧바로 신고하고 30분여만에 병원문을 닫은 채 휴원에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병원의 이같은 신속한 조치는 일부 병원이 메르스에 초기 부실대응해 질타를 받는 것과 대비되면서 지역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30분 대구시 달서구 도원로 대곡제일내과의원에 열이 39도까지 오른 환자 A(64·대구 남구)씨가 찾아왔습니다.

A씨는 고열 외 메르스로 판단할 만한 기침 등 다른 증상은 나타나진 않았습니다.

열이 치솟는 원인 역시 쉽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진료를 하던 중 이준호(50) 원장은 A씨가 지난 2일 삼성서울병원 간이식센터에서 퇴원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 원장은 곧바로 A씨에게 메르스 검사받기를 권했고, 관련 사실을 관할 달서구보건소에 통보했습니다.

이어 오후 3시 의원문을 자진해서 닫았습니다.

A씨가 의원을 방문한 뒤 30여분만에 이뤄진 조치였습니다.

이후 의원 측과 달서구보건소는 곧바로 A씨가 다녀간 시간대에 의원을 찾은 환자들을 역으로 추적했습니다.

인근 약국과 제약회사 등 의약 관계자들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병원에 고열이 나는 메르스 의심환자가 다녀가 임시 폐쇄합니다'고 알렸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SNS와 인터넷 포털 카페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됐습니다.

A씨는 다행히 다음날인 어제(16일) 오후 7시 삼성서울병원 감염팀으로부터 메르스 1차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의원은 일단 오늘까지 휴업을 한 뒤 진료 재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1997년 개원한 이후 지금까지 이곳에서 줄곧 진료해 온 대곡제일내과의원이 이미지 타격을 무릅쓰고 이같이 메르스 의심환자 내원 사실을 신속하게 알리고 휴원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주변에서는 '잘 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 공무원의 메르스 1차 판정 및 격리 과정에서 보여준 대구시의 대응과 비교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같은 시각 남구 한 주민센터 소속 공무원이 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아 의료원에 격리됐음에도 주민센터 내부 방역만 하고 운영을 계속하는 등 은폐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샀습니다.

당시 대구시는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 결과 해당 공무원이 이미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관련 사실이 없다고 외부에 발표했습니다.

대구 달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소문을 들은 많은 주민이 놀라 보건소에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대곡제일내과가 오랜 영업으로 단골 환자가 많다 하더라도 이미지 타격 때문에 (신속한 신고 및 휴원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즉각 조치해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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