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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은 두려움 크지만'…메르스와 싸우는 의료진들

'보이지 않은 두려움 크지만'…메르스와 싸우는 의료진들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 제일 크죠. 감염자가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여기저기 다녔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요."

이번 주부터 응급실 밖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선별진료소를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는 서울 중랑구 신내동의 서울의료원이 취재진에 공개됐습니다.

30도를 훌쩍 넘은 불볕더위 속에 병원 외부는 인적이 드물어 고요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정문과 후문 곳곳에 마스크와 전신 보호복, 손 소독제와 체온계를 들고 선 간호사들이 이곳이 메르스와의 전쟁 최전선 가운데 한 곳임을 깨닫게 합니다.

병원은 정문과 후문에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1차 검문소를 설치했습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적은 없지만 증상이 의심되는 사람을 진료하는 곳이 선별진료소입니다.

선별진료소는 천막 3개와 컨테이너 박스로 구성돼 있습니다.

선별진료소는 접수처, 진료대기실, 검사대기실로 구분됐습니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꼭 필요한 시설이라 5일 전부터 밤새 준비했다. 메르스 사태의 가장 큰 문제가 일반환자와 유사 증상자가 섞이는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급하게 만들었지만 컨테이너 검사소는 음압시설과 필터 등 검진 시스템을 모두 갖췄습니다.

그러나 검사장비부터 챙긴 탓에 선풍기조차 없어 보호복을 껴입은 간호사들은 연신 땀을 흘렸습니다.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사람은 지금까지 약 50명.

그 중 2명이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다행히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선별진료소에 파견된 14명의 의료진은 방문부터 검사, 귀가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자택격리를 하고 집에 갈 때도 보건소 직원을 불러 특수 구급차를 타고 가도록 하고 있다"며 "구급차 마련에 어려움이 있긴 하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의료원은 총 15개의 격리병상을 마련, 현재 8명이 입원해있습니다.

8명의 입원 환자중 현재 상태가 좋지 않은 중년여성은 3중 문이 설치된 음압병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단채 치료받고 있습니다.

음압병실을 출입할 때 의료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막힌 보호복을 입고 N95마스크와 10kg의 양압호흡기를 착용하고 문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매번 손을 소독합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기관 삽관을 한다든지, 가래를 뽑아내는 시술을 할 때는 감염 위험이 있어 더 강화된 보호복을 입습니다.

한 번 오염된 보호복은 폐기합니다.

최재필 감염내과 교수는 "격리 병상에서 감염될 확률이 일반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될 확률보다 낮다. 안전수칙을 지켜가면서 진료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병원은 환자 치료에 인터페론, 리바비린, 칼레트라 등 3가지 제제를 섞은 약물을 쓰고 있으며 치료에는 대체로 열흘이 걸린다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어제 퇴원한 5번 환자는 통증 정도가 10 중 3∼4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고, 반대로 심각하게 힘들어하는 분도 있지만 기저질환자나 폐질환자가 아니면 대체로 감기처럼 지나간다"며 "환자 중 2명도 퇴원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인실에 처음 격리된 환자들은 '살아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묻는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고통을 호소하며 자가격리된 가족들을 걱정하다가, 호전되면 언제쯤 퇴원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고 의료진은 전했습니다.

김 원장은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메르스 치료실이라 자부하고, 의료진이 전쟁터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치료하고 있다"며 "의료진을 믿고 협조해주면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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