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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에 쪼그려 사는 청춘…130만 명 민달팽이 세대

<앵커>

등에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와 달리 집이 없는 민달팽이입니다. 집 사는 걸 꿈조차 못 꾸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요즘 청년들을 '민달팽이 세대'라고 부르는데요, 고시원이나 반지하 방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이 130만 명에 달해서 관심과 대책이 절실합니다.

뉴스 인 뉴스, 하현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학생인 24살 김 영 씨의 보금자리는 한 평 반 남짓한 고시원입니다.

누워서 발 뻗기가 어렵고 의자를 놓을 공간도 없습니다.

두 뼘 남짓한 간이 창문으로 간신히 바람이 통할 뿐입니다.

[김 영/고시원 거주 대학생 : 이 정도 조건에서 25만 원, 가장 큰 부담이 보증금이기 때문에. 고시원 같은 경우는 보증금이 없다 보니까.]

웬만한 원룸은 보증금만 1천만 원을 웃돌고 대학기숙사는 경쟁률이 10대 1을 넘어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1인 청년 가구 가운데 최저 기준 이하의 주택이나, 반지하, 옥탑, 고시원처럼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비율, 즉 주거 빈곤율은 36%에 이릅니다.

심각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에서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민달팽이 집'은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이른바 '사회주택'입니다.

조합원들의 출자금과 후원금으로 다가구 주택을 통째로 장기 임대해 청년들에게 방을 재임대하고 있습니다.

보증금 60만 원에 월세 20만 원 정도로 저렴하고 주거 환경도 쾌적합니다.

[김해랑/민달팽이집 입주자 : 볕도 잘 들고 따뜻하고, 이런 집을 살 수가 있을까 꿈꾸지 못했던 것 같아요.]
 
[권지웅/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 이사장 : 큰 집을 빌리고 그것을 나누어 쓰게 되면 임대료를 내는 개인 입장에서의 평당 임대료는 많이 내려가요.]  

하지만 민간의 노력만으로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는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신용한/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 단순히 청년들이 좋은 환경에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거 문제가 결혼, 출산, 기타 사회적 문제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거죠.]

우선 공공기숙사를 비롯해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임대 주택의 보급을 늘려야 합니다.

아울러 저소득층 가구에 국한된 공공주택 정책의 대상을 청년 1인 가구로까지 확대하는 정책적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황인석·설민환,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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