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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돈 횡령 후 피부표백…'뱀파이어' 된 기괴한 운명

연극계의 최대 연례행사 중 하나인 서울 연극제가 지난주 폐막했습니다.

그런데 폐막식이 보시는 것처럼 극장이 아니라 야외에서 치러졌습니다.

축제가 돼야 할 폐막식이 연극인들의 성토장으로 변질됐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윤창현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한국 문화예술위원회를 해체하라! 해체하라! 해체하라! 해체하라!]

30년 넘게 연극제가 열렸던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이 올해는 연극제 개막 하루 전에 갑자기 폐쇄됐습니다.

연극제는 할 수 없이 서울 시내 곳곳의 뿔뿔이 흩어진 극장을 급히 수배해서 겨우 마무리됐는데요, 극장의 운영을 맡고 있는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위원회는 부득이한 안전상의 하자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연극계는 뭔가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석연찮은 이유로 대관 신청을 거부당하는 등 이른바 '싫은 티'를 여실히 드러내 왔기 때문입니다.

연극인들이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연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데 대한 일종의 손보기 차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런 파열음은 연극계에서만 들려오는 게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해마다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여는 한국 영화의 밤 행사에도 올해는 우리나라 영화인들이 대거 불참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외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일부러 보이콧한 겁니다.

미술계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논란이 됐던 홍성담 화백의 작품이 광주 비엔날레 전시가 무산된 데 이어 베를린 전시회를 위한 운송도 취소되면서 홍 화백이 베를린 현지에서 그림을 다시 그리는 촌극이 벌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출판계에서도 '종북 도서' 지적을 받은 신은미의 저서가 우수도서에서 해제되는 사태가 빚어진 바 있습니다.

문화 예술계 인사들은 주무부처가 예산 배정권을 무기로 가장 기본적인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렇게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 한 정부가 강조하는 문화 융성은 제대로 뿌리내리기 힘들 겁니다.

▶ [취재파일] 사방이 '삐거덕'…표류하는 문화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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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희 8시 뉴스에서는 소방차 길 터주기 실태를 보도해 드렸습니다.

사회부 김지성 기자가 직접 지휘차에 탑승해 모의 훈련에 동참했었는데요, 리포트에는 다 담지 못한 자세한 관련 규정을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통상 긴급차량에 진로를 양보하지 않으면 2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소방이나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부과하는 게 아니라, 지자체로 넘기면 지자체가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하는 방식인데요, 적발된 모든 차량에 대해 부과하지는 않고, 예컨대 양옆 차선이 꽉 막혀 있어서 옴짝달싹 못 하는 경우라면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반드시 과태료를 물리는 경우는 비켜달라고 경고 방송을 세 차례 했는데도 응하지 않았을 때, 이 중에서도 특히 왼쪽으로든 오른쪽으로든 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는데도 비켜주지 않았을 때입니다.

또 멀쩡히 가다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해 긴급차량 앞을 가로막는 경우와 긴급 차들이 죽 늘어서서 가고 있는데 굳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대열 사이 간격이 벌어지게 하는 경우도 단속 대상입니다.

만약에 길을 비켜주다가 신호 위반으로 단속기에 적발되거나 다른 차와 부딪혀서 사고가 나면 어떡하나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국민안전처는 공문을 통해 구제가 가능하고 보험 처리 시에도 개인 과실 비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참고로 해외에서는 양보 위반으로 적발될 경우,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우리 돈 80만 원, 캐나다에서는 40만 원 정도의 벌금을 물어야 되고 러시아에서는 최대 6개월의 면허 정지에 처해 집니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지나갈 때 다른 차들이 일사불란하게 좌우로 길을 터주는 걸 흔히 '모세의 기적'에 빗대는데요, 진정한 기적은 처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왔을 때 이뤄질 겁니다.

▶ [취재파일] '길 터주기 위반' 어떤 경우 단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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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베이징 특파원이 전해온 소식 하나 더 보시겠습니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부정부패도 만연해서 거액의 돈을 빼돌려 해외로 달아나는 도피 사범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떵떵거리며 호화롭게 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오히려 제 발로 돌아와 자수하거나 붙잡혀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한다는데요, 우상욱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1만 6천 명이 넘는 중국 고위층이 해외로 도피했는데요, 그들의 실상은 전혀 부러워할 게 못 됩니다.

먼저 중국 최초의 여성 탐관이라는 양슈주는 400억 이상을 횡령한 뒤 한때 뉴욕에 건물까지 사며 기반을 닦았지만, 세입자와의 법적 분쟁으로 수배자임이 들통 나는 바람에 연고도 없는 네덜란드로 옮겨가 음침한 지하방에 은신하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또 무려 360억 원을 들고 미국으로 도망간 왕궈창은 여권을 쓸 수 없어서 집이나 차를 사는 건 고사하고 아파도 병원에도 못 가고 호텔에도 묵지 못해 3년 가까이 허름한 모텔만 전전하다가 결국, 스스로 귀국해서 자수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싱가포르를 도피처로 삼았던 후싱은 항상 미행을 당한다는 불안과 공황 장애에 시달리다가 끝내 자수했고, 수백억을 안고 미국으로 내뺀 왕전충은 자신에게 돈을 떼였던 사람들이 마피아까지 고용해 무섭게 협박하는 탓에 암이 도져 얼마 못 가 숨졌습니다.

이 밖에도 공안 당국의 추적이 두려워서 쌓아놓은 예금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아가거나, 부부가 함께 성형 수술을 받고 피부 표백까지 해 놓고도 뱀파이어 마냥 숨소리도 내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산 기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또 수십억을 들고 미국으로 튀었는데도 금방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되어 장례식장에서 시신 운반 일을 하던 걸 마지막으로 이후는 생사조차 불분명해진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용케도 안 걸리고 풍족하게 잘 사는 예외적인 인물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또 당장의 수사망은 피했다 할지라도 절대 마음까지 편하고 행복할리는 없을 겁니다. 

▶ [월드리포트] "해외로 달아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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