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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사로 부사수 "자살 장면 목격하고 통제관에게 직접 알려"

[취재파일] 4사로 부사수 "자살 장면 목격하고 통제관에게 직접 알려"
<SBS는 서울 내곡동 동원훈련장의 예비군들이 전원 퇴소한 지난 14일 오후, 총기 사건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예비군 4명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편에 이어 ▶ [취재파일] 퇴소한 예비군 "조교가 일주일 전에도 총기 사고 있었다고…")

현장 목격 예비군 4명 인터뷰

● 사격 통제 처음부터 허술했다

(예비군 1) 정말 허술했어요. 사건 나기 직전에도 부사수들이 제자리에 다 오기도 전에 이미 (사격)진행을 하고 있었다 이거죠. 지지대에 고리 거는 것도, 총구가 밖으로 안 벗어나게 걸어야 하는데 그것도.

(예비군 4) 조교들이 확인, 확인조차 안 했고.

(예비군 1) 일 벌어지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원래 이건 정말 말이 안 되거든요.

(예비군 3) 그 사람(최 씨)이 그러고 있을 때에도 누구도 제지할 수가 없었던 거죠. 실탄이 들어있기 때문에.

(예비군 1) 대피하고 나서도 정말 우왕좌왕. 거기서 누군가 통솔해서 지휘해서 이동을 시키거나 그랬어야 했는데. 그냥 분대장, 대대장도 방탄모도 안 쓰고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만...

밑에선 저희들한테 잔탄 확인하라고. 그때도 원래 (총구가) 위를 향해야 하잖아요. 근데 다 그냥 너무 경황없으니까 뭐 고정, 후퇴 전진 하고 그냥 격발, 근데 총구가 다 서로 향해 겨냥하고 있고.

(예비군 4) 위에선 (사람이) 죽었다고 하고 (아래에선) 총 든 사람들 수십 명이 모여선 잔탄 쏘고. 서로 못 믿는 상태에서. 

● 현장검증에서 4사로 부사수 "최 씨 자살장면 목격 후 통제관에게 직접 알렸다"

(예비군 2/현장검증 참여) 4사로 부사수가 (현장검증에서 한 말이) 처음에 이제 상황이 최 씨가 (옆 사람을) 쏘고 다 쐈어요, 그리고선 마지막에 총구를 자기 이마에 대고 자살을 할 때 이 부사수 얘가 유일하게, 그 부사수가 이 직접 목격한 거예요, 그리고 통제관한테 걸어가서 통제관님 저기 보시라고, 자살했다고.

그러니까 그 순간 이제 통제관도 잠깐 이게 뭐지? 하고 멈췄다가 사격 중지를 외치고 여기서 이제 다 사격 중지!를 하는 순간 사격 중지, 사격 중지하고 잠깐 정적이 흘렀어요. 잠깐 있다가 갑자기 내려가! 다 내려가, 내려가, 내려가! 그래가지고 여기서

-교관이?
(예비군 2) 네, 그리고선 다 내려왔죠. 여기도 다 내려가고. 그리고 이제, 그 다음에 바로 의무병! 부르는 순간 저희가 다 인지했죠. 그 때까지는 전혀 뭐 그런 심한 상황이라고는 인지할 수가 없었고.

-최 씨 이미 자살한 이후에야 사격 중지, 의무병을 부른?
(예비군 2) 그쵸.

-모든 상황이 끝날 때까지 제지한 사람이
(예비군 3) 없었죠. 제지할 수도 없고. 이 그리고 그 사람(최 씨)이 처음에 사격을 한 게 자기 부사수(1사로 부사수)였거든요? 부사수를 사격하려고 등을 이렇게 한 바퀴 돌리는데 이 2번 부사수가 그걸 이제 그건 분명 특이행동이니까 바로 이, 아래 언덕으로 바로 뛰어 내려갔어요. 그걸 보고 이 3번 부사수가 바로 뛰어 내려가고. 그리고 조교도 뛰어 내려갔어요. 여기 첫 번째 있던 조교도.

(예비군 2) 아까 현장(검증)에서 그랬어요, 조교가 2번 부사수 보고 자기가 도망간 거라고. 2번 부사수가 내려갈 때 뒤에서 (최 씨가 쏘는) 총성이 들리고 있었다고. 조교가 내려가는 걸 보고 나머지 조교도 따라 내려갔다고 말했어요.
그래픽_예비군총기난

● 줄 하나에 생사가…현장에 있던 예비군들 '패닉'

-본인들 지금 상황이 어떤 것 같아요?
(예비군 3) 그걸 어떻게 말로

(예비군 1) 어떻게 할 수가. 표현 할 수가.

(예비군 4) 표현하기가 힘들고. 그냥 줄 선 거잖아요. 거기 줄 서는데 뭐 정해진 상태에서 서는 게 아니고, 앞쪽으로 가면서 서는 라인이 그냥 자기 라인이 되는 거니까. 그걸 생각하니까 너무 끔찍하더라고요. 제가 오른쪽에 있었으니까 x사로에 갔지, 이 친구(예비군 2)처럼 바로 (최 씨) 주변에 가까이 갈 수도 있었던 거잖아요.

진짜로 뭐 손 쓸 수 없이 당했겠다, 진짜로. 줄 하나에 목숨이 왔다 갔다 한 거니까. 그러니까, 그 줄 하나에 (희생자가)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아... 정말 너무 무섭고.

● 심리치료 따로 없어…군 "사설병원 치료 시 본인 비용 부담하라"

(예비군 4) 그러니까 사로에 있었던 사람들 있잖아요. 좌, 우편에 있었던 20명에 부사수, 사수까지 합쳐서 40명 중에 사망자 부상자 빼고 서른 몇명? 그 사람들을 이제 군의관이 외상후스트레스 보겠다고 물어본다고. 나중에 강당에 데려가서 무슨 교육한다고. 

-교육?
(예비군 2) 뭘 보여주고 그렇다? 아니다? 그런 것 체크하라고.

(예비군 4) 세월호 그런 사진 보여주고 다음, 또 다음, 이런 일이 있었다. 넘어가고 넘어가고. 

(예비군 2) 전혀 도움이 안 됐어요.

(예비군 1) 어이없는 질문 있잖아요. 부모님이 죽어서?

(예비군 4) 아, 그건 강당 말고 처음, 처음에 군의관이 이제 그 (주변)사로에 있었던 사람을 불렀어요. 불러서 이제 한명씩 물어보는데 이름하고 소속하고 물어보고, 그 다음엔 지금 상황이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랑 비교한다면 그거보다 더 심한 것 같냐 아니면 비슷한 것 같냐, 더 괜찮은 것 같냐, 이걸 말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치료과정이라는 느낌 받은 건 없었나?
(예비군 2) 전혀 없어요. 나중에 국군 통합병원 가서 치료 받을 사람은 받아라. 어떤 서류를 주면서 받아라고 했는데, 개인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그 비용은 본인 부담해야한다는 서약서 쓰라고 해서 쓰고.
취재파일

[취재기자/ 류란] 이번 사건을 통해 예비군 훈련장마다 실탄지급 방식이나 총기관리 관련해서, 통일된 규칙이 없다는 게 알려졌지. 

[취재기자/손형안] 제가 이 건에 대해 처음 취재를 갔던 게 부상자들이 이송됐던 병원 브리핑 현장이었는데, 참담하더라고요. "생존 확률이 1% 미만입니다. 오늘을 못 넘깁니다"는 의사의 경과보고를 듣고 숨진 예비군들이 뭔 죄가 있어서 이렇게 객사수준의 변을 당하나 싶기도 하고.

점차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취재를 하고 정황을 복기해 봐도 이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군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문제만 터지면 늘 사고방지 매뉴얼 따위 내놓지만 실효성 없고, 허둥지둥하는 것 보세요. 잊을만하면 터지는 비극의 반복인 거죠.

[취재기자/민경호] 그동안 있었던 갖은 사고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은데, 대형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어떻게 이런 걸 다 국가가 책임지느냐"곤 하죠. 이를테면 저번 성남 환풍구 사고 역시, '거기에 올라간 사람들이 문제지, 환풍구 그렇게 만든 게 문제냐'는 식의 논리랑 마찬가지요.

그런데, 그런 것 까지 고려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거든요. 시민들이 항상 이성적이고,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결정만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막아야죠.

이번 사건 역시 최 씨가 정상의 범주에 벗어나는 생각과 행동을 보였고, 그로 인해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지만, 결국 이런 일반의 범주를 벗어난 사람들이 피해를 입히는 것을 막았어야 했던 거죠. 안전기준부터 사격통제까지, 군이 제대로만 했더라도 이런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거예요. (끝)


▶ [취재파일] 퇴소한 예비군 "조교가 일주일 전에도 총기 사고 있었다고…"
▶ "예비군, 신형 헬멧에 방탄복 지급"…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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