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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결합판매 규제해야 소비자후생 극대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판매를 규제해야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합상품은 이동통신과 인터넷 등을 묶어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대 경쟁법센터 세미나에서 "결합상품은 경쟁자 배제 효과를 내는 일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 시장지배적 지위의 전이가 가능하다면 장기적으로 경쟁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워져 기술 진보가 늦어지고 소비자 후생이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기술의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새로운 기술마저 선점해 경쟁 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규제를 가하는 것이 소비자 후생 극대화 원칙에 부합한다"며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결합상품과 관련해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정의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의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50%가량의 점유율을 가진 SK텔레콤이 결합상품 판매를 통해 인터넷 등 다른 분야로까지 시장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경쟁사들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결합상품을 구입할 때 무선 서비스를 중심으로 유선 서비스를 바꾸는 소비자는 많아도 반대의 경우는 적다는 분석을 전제로 한다.

SK텔레콤의 무선 서비스 시장지배력이 KT의 유선 서비스 시장지배력보다 강력하다는 의미다.

이 교수도 "SK텔레콤이 초고속 인터넷 결합상품 판매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이동전화 시장지배력이 인터넷 시장으로 전이했다"며 "공정 경쟁을 저해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추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배력 전이를 차단하면 사업자 간 자율적 요금 경쟁이 촉진된다"며 "그 결과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명수 명지대 법과대학 교수는 "결합상품 판매가 주를 이루는 현재 상황에서 경쟁 구조가 자율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사전적 규제의 유지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합상품 판매로 시장지배력이 전이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경쟁사 주장이 마치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전달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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