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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챔피언 되기 위해 힐러리가 넘어야 할 산들

[월드리포트] 챔피언 되기 위해 힐러리가 넘어야 할 산들
힐러리 로댐 클린턴의 출마 선언으로 19개월이 넘게 남았지만 백악관 주인을 뽑기 위한 경쟁이 본격 시작됐습니다.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퍼스트 레이디보다 사실상 부통령으로, 대권 후보로 인식돼 온 그녀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입니다.
 
8년 전 첫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힐러리는 '나는 이기기 위해 출마를 선언 한다' (I'm in. And I'm in to win)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었지만 당시에도 대세론을 이어가던 그녀의 이런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오만하게 비쳐졌던게 사실입니다. 힐러리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그녀가 대통령은 장담할 수 없지만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대선을 1년여 남긴 2007년 상반기까지 힐러리 대세론은 철옹성처럼 단단해 보였고 이변이 일어날 여지는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만심과 대세론에 기인한 굳히기 전략은 변화와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우며 등장한 정치 풋내기 초선 상원의원 오바마에게 밀렸습니다. '경륜'이 '변화'를 극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경선 패배 후 "이런 일,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던 그녀가 7년이 흐른 뒤 "일반 미국인들의 챔피언이 되고 싶다"며 두 번째 도전장을 던진 것입니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습니다.
 
● 고령과 건강
 
힐러리는 47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69세이며 대통령이 된다 해도 고희입니다. 1년여 동안 전국을 누비며 당내 경선과 대선을 치러야할 대권 후보로서 적지 않은 나입니다. 과연 그녀의 건강과 체력이 고령을 보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입니다. 지난 2012년 말 국무장관시절 힐러리는 중동 문제를 다룰 국제회의와 의회 청문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힐러리는 뇌진탕 증세를 보여 한 달여간 치료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일각에선 이때 힐러리가 뇌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는데 건강 문제는 대선이 끝날때까지 아니, 집권을 하더라도 그녀가 극복해야할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 남편 빌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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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안주인 시절 그녀가 겪은 가장 큰 악몽은 남편과 인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입니다. 한동안 잠잠히 지내던 르윈스키가 지난해부터 다시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힐러리 캠프는 긴장하고 있습니다. 스캔들이 알려진 뒤 의연하게 대처한 힐러리는 오히려 동정을 받았고 이후 두 사람은 다정한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마 동영상에서 가족을 특히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르윈스키는 힐러리 부부에겐 현재 진행형입니다. 얼마전 백악관의 은밀한 세상을 다룬 책에서 스캔들 당시 힐러리가 남편을 책으로 때려 침대가 피로 범벅이 됐다는 일화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서 퇴임할 당시 천 200만 달러의 빚을 졌는데 상당부분은 르윈스키와의 소송에 따른 변호사 비용이고 현재도 이 빚을 갚고 있습니다.
  
● 연합군 캠프 통합
 
힐러리 캠프와 주변은 남편 빌 클린턴 사람들과 2008년 민주당 경선때 참모,그리고 오바마 대선캠프 사람들, 구글에서 영입한 사람, 선거자금모금캠프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2008년때도 캠프내부의 갈등이 심심찮게 불거졌는데 이번에도 이메일 논란에 미숙하게 대응하는 등 벌써부터 그럴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클린턴 정부시절 수석 보좌관을 지냈고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대선 승리에 기여한 조 포데스타가 캠프 사령관인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그의 또 중요한 임무가운데 하나가이들을 하나로 통합해 가는 것입니다.
 
● '월가'의 친구…'귀족'이미지
 
지난해 '힘든 선택들'이란 회고록을 낸 힐러리는 북투어를 빌어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했는데요,
 
당시 방송에 출연한 힐러리는 자신과 남편이 가계 수지를 맞추기 위해 강연을 해야하는데 회당 2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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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갚기위해 남편과 억대 강연을 하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는 주장인데 아무리 빚이 많다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운 부분이겠죠 . 대학강연료가 1분당 287만 원이란 사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지난해 12월엔 월가를 방문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몰매를 맞고 있는 월가를 위로한다며 '월가가 나쁜 곳이 아니다'라고 말해 그녀가 월가의 친구임을 확인했습니다.
 
'있는 사람 편이다' '귀족이다'라는 그녀의 이런 이미지를 조금이라도 불식시키기 위해 그녀는 출마선언 동영상에 흑인과 히스패닉,동성커플까지 등장시켰고 유세지까지 비행기대신 직접 주유를 하며 차로 이동하고 대규모 유세 대신 타운홀 미팅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다가가려는 겸손한 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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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 펀드 매니저가 트럭운전사보다 낮은 세율을 받는것은 이상하다고 주장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자금의 상당부분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가리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  경륜이 독 될수도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 20년간 그녀가 겪은 다양한 국정겸헝이 오히려 그녀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힐러리
힐러리 피로(Hillary fatigue)뿐 아니라 그녀가 한 말과 행동이 재조명되면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무장관시절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사건과 개인이메일 이용 논란 등은 본선에선 더 뜨거운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2006년 흑인차별성 발언과  지난해 '나는 진짜 부자가 아니다'등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말 한마디가 그녀의 인기를 순식간에 거품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 정치는 '생물'…챔피언 될 수 있을까?

쉬운 경선이 독이 될지 득일 될지 40%대인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선까지 오를지 내릴지, 오바마 정부와의 차별성을 어떻게 부각시킬 지 등도 변수입니다. 이런 많은 난관과 난제를 극복하고 그녀가 화두로 던진 보통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정치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란 말처럼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대세론이 끝까지 이어지기도 중간에 무너지기도 하는데 힐러리의 두번째 도전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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