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다" 악평받은 男…3년 뒤 뜻밖의 반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와인 잔을 밟고 있는 남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형편없는 아이디어네요. 아무도 사지 않을걸요?"
2009년 영국 BBC의 창업 투자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드래곤즈 덴(Dragon's Den)'에 참가한 제임스 내쉬 (James Nash)는 모멸감을 느낄 만한 혹평을 받았습니다.

※ BBC 드래곤즈 덴 (Dragon's Den)
: 영국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참가자가 사업 아이디어를 선보이며 원하는 투자금액을 제시하고, 성공한 투자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평가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프로그램.

그의 아이디어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튤립 와인 (Tulip Wine)'입니다. 플라스틱 와인 잔에 와인을 담아 은박지 뚜껑을 덮었습니다. 뚜껑만 벗기면 어디서든 간편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플라스틱 컵 와인?"
튤립 와인을 본 아이디어 평가자들은 '와인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마시는 것'이라며 '별 볼 일 없는 물건'이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내쉬는 실망하지 않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와인을 꼭 우아하게만 마셔야 하는 법이 있나? 맥주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와인전용 유리잔, 와인병, 코르크 따개, 고급스러운 분위기... 와인을 마실 때 꼭 필요할까? 와인에 대한 고정관념은 아닐까?'

제임스 내쉬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튤립 와인은 와인을 손쉽게 제공하고 싶어 하는 비행기, 호텔, 콘서트홀에서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아닌 야외에서도 와인을 즐기고 싶었던 사람들이 많았던 겁니다. '와인'이라고 하면 당연시 여겨졌던 것들은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2010년, 1만 9000명이 모인 팝가수 로드 스튜어트 (Rod Stewart) 콘서트 장에서 튤립 와인은 무려 1만 4000잔이나 팔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2년 국제 와인 대회 (International Wine Challenge)'에서 최고의 로제(적포도주 와인)로도 선정됐습니다. 혹평을 받았던 튤립 와인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와인 잔, 와인병, 코르크 따개 그리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거둔 '튤립 와인'의 시작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습니다.

'왜 와인은 우아하게만 마셔야 할까? 왜 맥주는 가볍게 마시지 못할까?'

그는 말합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