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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천재소년' 송유근 17살 박사 도전기

지난 2004년 만 6살된 꼬마 한 명이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물리학의 상대성 이론은 물론 대학 미적분 문제까지 척척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이 꼬마의 IQ는 187. 이후 이 꼬마는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9개월 만에 검정고시로 마치고 최연소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그 때 나이 8살. 남들은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에 대학에 들어간 겁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천재소년’ 송유근 군의 이야기입니다.

만 17살이 된 유근 군을 만나러 대전에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찾았습니다. 유근 군은 현재 이곳에서 천문우주과학 분야 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안경을 낀 볼이 통통한 꼬마로 기억했던 제 기억이 무색하게 유근 군은 키 181cm의 멋진 훈남으로 성장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초롱초롱한 눈빛만큼은 여전했습니다.

취재진이 찾아 간 날은 유근 군이 그동안 준비했던 연구 성과를 동료 연구원들 앞에서 발표하는 날이었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때 교양 과목으로만 영어를 배웠다는 유근 군은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발표를 모두 영어로 진행했습니다. 다른 연구원들의 돌발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의 축하와 격려 속에 발표를 끝낸 유근 군의 표정은 무척 상기돼 있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유근 군을 지도하고 있는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前 원장은 유근 군의 이해력이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 들이듯 놀라웠다고 말합니다. 처음 만났을때 과학 책 하나를 손에 쥐어 주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다는데요, 유근 군은 자신의 서울 집에서 대전에 있는 박석재 원장을 한 달에 10번씩이나 찾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을 끊임없이 물어왔다고 합니다. 유근 군에게 줬던 책은 이미 오래 전에 너덜너덜해졌다고 합니다.

요즘 청소년들과는 다르게 유근 군은 아직도 스마트폰이나 개인 노트북 컴퓨터가 없습니다. 왜 없냐는 질문에 그냥 필요없어서라는 건조한 답을 하더군요. 입맛도 이른바 애어른 같았습니다. 라면이나 탄산음료가 몸에 안좋다는 책을 읽고나선 정크푸드를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피자만큼은 아직 포기할 수 없다며 혼자서 한 판을 뚝딱 해치우곤 한다고 고백하더군요.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유근 군이 또 하나 심취해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운동입니다. 자칭 운동중독자라 얘기하는데요. 일주일에 요가와 축구, 웨이트 트레이닝을 번갈아 하고 있습니다. 실력은 어떠냐고요? 좋아하는 것을 꼭 잘할 필요는 없겠죠..

군 복무에 대해서도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해 군복무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유근군의 경우 박사학위를 받게 되면 전문연구요원과 같이 대체 복무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왜 꼭 현역으로 입대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반드시 군 복무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라는 반문과 함께 자신의 경우 학교를 제대로 다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단체생활을 꼭 해보고 싶다는 솔직한 속마음도 털어놨습니다.

유근 군은 현재 SCI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공인된 과학기술 논문인용 색인에 제출할 논문을 준비 중에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내년 2월 만 18세로 국내 최연소 박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근 군의 어머니는 유근이의 영재성을 키워 줄 시스템이나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힘겨운 길을 걸어왔다고 고백합니다. 전문가들도 영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키워 줄 체계적인 영재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재에 대해 해외로 유학가면 되지 않느냐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유근 군의 부모와 유근 군은  한국에서 공부를 끝내는 게 최종목표라고 말합니다. 유근 군 역시 유학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후배 영재들에게는 좋은 책과 선생님과 같은 좋은 토양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도 따끔한 충고와 응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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