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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지옥철' 9호선 연장 개통…"수요 예측 실패"

지난 주말 서울 지하철 9호선의 두 번째 구간이 개통됐습니다.

그런데 예전엔 이렇게 지하철이 뚫리면 온 동네가 축제 분위기였는데, 서울시는 오히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9호선은 안 그래도 요새 지옥철이라 불리는데, 당분간 이런 불명예스런 별명이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최재영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지난해 기준으로 9호선을 이용하는 하루 평균 승객은 평일은 43만 명, 주말은 26만 명 정도로 평일이 주말보다 두 배 정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 평일 하루 중에서도 출퇴근 시간이 최악이라 승객 5분의 1이 오전 7시부터 9시와 저녁 6시부터 8시에 이용합니다.

게다가 9호선은 특징이 급행열차가 따로 있다는 거죠.

직장인들에게 출근 시간의 10분은 평소의 1시간보다 소중하기에 오전 8시부터 8시 반 사이의 경우 당산역에서 여의도역으로 가는 승객의 83%가 급행열차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출근 시간에는 주로 주거 밀집지역인 강서권에서 출발해서 업무 밀집지역인 여의도나 강남권으로 움직인다는 특성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특정 시간대 특정 열차, 또 특정 방향에 승객이 집중된다는 거죠.

따라서 출근 시간 당산역에서 여의도역 구간의 혼잡도는 240%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동차 한 개량의 적정 인원이 160명인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380명이 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연장 개통으로  올해 승객은 지난해보다 36%나 늘어나고 혼잡도는 300%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고 인정합니다.

과대 예측을 하지 않으려다가 34% 정도 과소 예측을 하는 실수를 범했다는 설명입니다.

해결 방법은 전동차를 늘리는 건데, 여기서 더 문제는 이미 2010년과 2011년에 이 같은 상황과 해결책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차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시는 역시나 예산 타령을 하고 있는데요, 부족한 전동차가 추가 투입될 때까지는 뾰족한 수가 없어서 시민들은 매일 불편을 감수하며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러다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 [취재파일]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개통…서울시·시민 모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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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담당 기자가 보기에도 직원들의 흰머리가 볼 때마다 느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별로 되는 일이 없다는데요, 김용태 기자가 취재파일에 정리했습니다.

'사면초가'라는 말이 적 당할 겁니다.

첫째, 세금이 안 걷히고 있습니다.

1월 세수 진도율은 11.6%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0.1% 포인트 하락해 3년 연속 세수 펑크에 이어 올해도 펑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진작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둘째, 국세청이 총력을 기울인 야심작,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TIS가 여전히 불안합니다.

기존 홈택스와 현금영수증 등 8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합한 새로운 서비스인데요, 지난달 개시하자마자 오류나 접속 지연 등이 불거지면서 2천억 원을 투입한 버그 덩어리라든가 액티브X의 종합판이라는 식의 오명을 뒤집어썼습니다.

납세자들은 물론 일선 세무공무원들까지 불편을 호소한다고 하네요, 세금이야 불경기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에러도 오랫동안 써온 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건도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국세청 간부들의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뇌물 비리 의혹이 터졌습니다.

세금을 덜 내게 해주겠다며 성형외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세무사가 있었는데, 이 세무사를 수사하다 보니 세무 공무원들에 대한 로비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국세청은 태생부터가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기가 힘든 기관입니다.

세금 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죠.

그럴수록 더욱 투명하고 공평해야 하는 건데, 이 같은 불미스런 일들로 스스로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으니 국민들은 따박따박 세금을 내면 왠지 나만 바보 같고 억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일단 국민들이 억울함을 느끼지 않는 것부터가 세수 확보를 위한 시작일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사면초가 '국세청'…"되는 일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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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이제 역사 왜곡을 넘어 역사를 돈으로 사려고까지 하고 있는데요, 그런 와중에 일본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역사를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고 또 한 번 바른말을 했습니다.

문화부 유성재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연초에 저도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 웹사이트인데요, 지난 1월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자유롭게 질문을 받았습니다.

보름 동안 총 3만 건이 넘는 질문이 접수됐는데, 그동안 하루키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10개 정도씩 꼬박꼬박 답변을 해주고 있습니다.

유성재 기자도 틈틈이 여기 올라온 질의응답을 살피며 개인 블로그에 직접 한글로 번역을 해서 올리고 있는데요, 제일 큰 관심을 끈 것은 단연,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하루키의 인식이었습니다.

한 독자가 일본도 독일처럼 전쟁을 되풀이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어떤 멍청한 장관은 헌법을 개정하는 방법을 히틀러에게서 배워야만 한다는 취지의 말을 지껄입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농담이 아니라 점점 무섭게 변해 가고 있고 이럴 땐 역사를 정확하게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평소에도 기고문이나 인터뷰, 또 수상 소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과거를 뉘우치지 않는 일본 정부의 뻔뻔함을 지적하곤 했죠.

안 그래도 지난주에는 주미 일본 대사관이 홈페이지에 홍보 동영상을 올리고서는 전후 아시아의 번영이 일본의 경제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망언을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그가 따끔하게 한마디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취재파일] "역사를 제대로 돌아봐야"…하루키, 반성 없는 日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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