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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훼손 때문에…큰고니 '세 번째 구조' 수난

<앵커>

탈진 상태에서 구조됐다 방사되기를 반복해온 천연기념물 '큰고니'가 이번에는 낚싯줄에 혀가 묶인 채 발견됐습니다. 굶어 죽기 직전에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는데, 치료하고 풀어주면 또 이런 일을 당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서는군요.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물이 빠진 저수지 가장자리에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한 마리가 서 있습니다.

며칠을 굶었는지 사람이 다가가도 멀리 도망가거나 날지도 못합니다.

긴 부리 한쪽에는 쓰다 버린 낚싯줄이 감겨 있습니다.

부리를 벌려보니 낚싯줄이 혀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저수지 수초 뿌리를 먹다 낚싯줄까지 삼킨 것으로 보입니다.

[김희종/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낚싯줄 자체가 혓바닥 전체를 둥글게 감아놓아 엉켜있는 상태였고요, 발견하지 못하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겠죠.]  

구조된 큰고니는 지난해 2월과 3월 두 차례나 탈진상태에서 구조돼 1년간 집중적인 치료와 회복훈련을 받고, 지난달 23일 방사됐습니다.

구조팀이 방사하면서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GPS, 위성항법장치를 달았는데 며칠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현장 확인에 나섰다가 지난 16일 탈진 직전의 고니를 발견했습니다.

세 번째 구조된 겁니다.

고니가 발견된 저수지는 낚시금지 구역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수지 곳곳에는 철새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낚싯줄이 이처럼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습니다.

모두 낚시꾼들이 함부로 버리고 간 것들입니다.

올겨울에만 전국에서 환경훼손이나 밀렵 등으로 조난당한 희귀조류는 158마리에 이릅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화면제공 :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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