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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산부인과가 사라진다…산모 사망률 심각

<앵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다가 숨지는 산모는 출생아 10만 명당 11.5명으로 나타났습니다. OECD 국가 평균보다도 5명 정도 더 많습니다. 특히 대도시보다 지방이 더 심각합니다. 강원도는 산모 사망 비율이 32.1명으로, 중국과 비슷하고 스리랑카보다 못했습니다.

왜 그런지 뉴스 인 뉴스,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백시에 살던 한 30대 후반의 여성은 동네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다가 자궁이 파열되고 출혈이 심해져 심정지 상태에 빠졌습니다.

[김미숙/숨진 산모 언니 : 수혈은 총 32팩 정도… 그냥 쏟아부은 거랑 마찬가지죠.]

응급 상황이었지만 근처에 도와줄 다른 산부인과가 없어 김 씨는 차로 15분 거리 떨어진 2차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아이는 제왕절개로 출산했지만, 김 씨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원주에 있는 한 대형병원으로 다시 이송됐습니다.

9시간 동안 130km 넘게 옮겨 다녔지만 김 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원주에만 살았어도, 원주 병원만 갔어도 사망하지 않았을 텐데.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출생아 10만 명당 아이를 낳다 숨지는 산모 수를 모성사망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모성사망비는 2012년 9.9명에서 2013년 11.5명으로 15.6% 늘었습니다.

지방은 더 심각합니다.

서울은 3.2명인데, 제주와 경북은 각각 16.7명과 16.2명을 기록했고, 강원도는 서울의 10배인 32명으로 중국이나 스리랑카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결혼과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응급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커졌는데 지방에선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가 부족하고 전문의도 계속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분만실을 갖춘 병원은 지난 2004년엔 전국에 1300곳이 넘었지만 1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한해에 배출되는 산부인과 전문의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분만 한 건당 130만 원의 적자를 볼 정도라며 분만 시술만으로는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홍순철/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 분만 수가도 낮고 의료사고에 대한 위험성은 커져 산부인과 의사들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분만실이 없는 곳에 문을 여는 병원에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받은 병원도 상당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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