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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쓰도록 하라'…'역발상' 게임 중독 치료

<앵커>

청소년 게임 중독,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죠. 바쁜 청소년들, 치료받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학교 수업을 통해 중독을 치료하는 새로운 교육법이 나왔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평일 낮인데도 PC방은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로 가득합니다.

[게임 중독 청소년 :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내가 실제 현실에서 죽은 것과 같은 좌절감을 맛보게 돼요. 그래서 더 목숨을 걸고 (게임 하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1명은 '게임 중독 위험군'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게임 중독이 심각해지자, 병원이 아닌 학교에서 말하기·글쓰기 수업을 통해 게임 중독을 치료하는 새로운 교육법이 개발됐습니다.

이 실험의 핵심은 학생들에게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대해 말하고 써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썼던 전술과 전략을 시간 전개에 맞춰 글로 쓰고, 이를 발표 자료로 만들어 선생님과 다른 학생들을 설득하도록 했습니다.

고등학생 60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2차례, 21주 동안 이렇게 실험한 뒤 뇌파를 측정했습니다.

해당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교육받지 않은 학생들보다 게임 영상을 봤을 때 뇌파가 덜 흥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게임 시간도 평균 151시간에서 126시간으로 25시간가량 줄었습니다.

[손영민/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 : 자극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는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하는 건데, 언어 교육을 통해서 활성도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뇌가 건강해졌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반면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 등 언어 구사력은 크게 향상됐습니다.

[김평원/인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 자신들이 즐겨하는 게임에 대해서 글을 쓰고 발표하라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익숙하게 했던 내용들을 분석하게 되는 거죠.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따지게 되고. 또, 잘 쓰고 잘 발표하려고 하다 보면 의미 있는 활동으로 전이가 됩니다.]

해당 논문은 세계적 교육 공학 학술지에 수록됐습니다.

서울과 인천교육청은 방과 후 수업에 시범 적용한 뒤, 확대 시행할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남 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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