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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물 세 학교가 나눠 써…'더부살이' 수업

<앵커>

이번 주 각급 학교들이 개학을 했지요? 그런데 한 학교 건물에서 두 학교, 심지어 세 학교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곳이 많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혜진 기자가 그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신학기 개학과 함께 문을 연 세종시의 신설 중학교입니다.

하지만 이 학교엔 중학생만 있는 게 아닙니다.

건물 중앙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1~2층은 유치원, 3~4층은 초등학교가 사용하고 건물 오른쪽은 중학교가 쓰고 있습니다.

중학교 건물에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더부살이하고 있는 겁니다.

학생 수요를 초기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38학급에서 중간에 50학급으로 초등학교 신설 계획이 변경됐고, 그 와중에 시공 업체까지 부도나면서 초등학교와 부설 유치원 완공이 한 달 가량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한 달 동안 환경이 바뀌니까 아무래도 적응하기가 좀, 저학년 같은 경우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이번 달에 개교한 전남 광양의 한 중학교 6개 학급 2백여 명도 근처 다른 중학교에서 더부살이하고 있습니다.

출입구가 따로 지정돼 있어 등굣길부터 셋방살이 기분이 든다고 학생들은 말합니다.

[신설 중학교 학생 : 과학실 같은 것도 못 쓰고, 선배들이 저희 욕하거든요. 저번에도 급식판 정리 잘 안 했다고 (혼나고…)]

불편한 점도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신설 중학교 학생 : 밥 먹으러 늦게 가면 수저나 젓가락 부족하고, 반찬이 부족할 때도 있고요.]  

새로 짓는 중학교 건물의 공정률은 60%, 2학기나 돼야 더부살이를 끝낼 수 있습니다.

[김동석/한국교총 대변인 : 교육청 차원에서의 학생 수용 계획의 수립, 또 교육부 차원에서의 예산 확보와 시공, 착공 부분이 보통 3년이 걸리는데 이런 부분이 매번 늦어짐에 따라서 늑장개교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올 3월 개교한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128곳, 이 가운데 7곳은 개교 이후에도 여전히 공사 중입니다.

(영상취재 : 황윤석 TJB·장창건 KBC,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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