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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독성 보름달물해파리 월동 국내 최초 확인"

[취재파일] "독성 보름달물해파리 월동 국내 최초 확인"
'보름달물해파리'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독성 해파리입니다. 남해안 마산만과 진해만 득량만에서 서해 시화호와 새만금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름달물해파리는 서해와 남해에서 초봄에 대량 발생해 우리나라 연안류를 따라 동, 서, 남해 전 해역으로 이동한 뒤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연안에 대량 출현해 수산업의 피해를 유발합니다.

여름철에는 해파리에 쏘인 해수욕객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는 등 피해를 보기도 하고 원전 취, 배수구를 막아 가동 중단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경남 통영시 죽림 만에서는 매년 8월 바다 수영대회가 열리는데 보름달물해파리에 쏘이는 참가 선수들이 늘어나자 지난해 대회를 7월로 1개월 앞당겼으며 올해는 한 달 더 앞당겨 6월에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또 대회에 앞서 사흘 동안 보름달물해파리와의 전쟁에 나섰는데 백 톤이 넘는 해파리를 거둬들였습니다. 배 두 척이 쌍끌이로 그물을 걷어 올리는데 물고기는 찾아보기 어렵고 해파리만 그물에 가득했습니다. 또 물고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쳐 놓은 곳에 해파리가 들어와 물고기를 훼손해 상품가치가 없게 하기도 하는 등 어민들에게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취재파일] 송성준
[취재파일] 송성준

보름달물해파리는 기존 연구에서는 봄에 태어나 가을 이후 소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체는 7~8월에 산란, 수정하여 플라누라유생을 생산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플라누라유생은 성체에서 나와 홍합이나 조개껍데기, 인공구조물 등에 부착하여 폴립(부착유생)의 상태로 가을 및 겨울을 지냅니다. 이후 분화와 자기 복제 시기를 거친 뒤 다음 해 3,4월경 에피라유생(부유 유생) 상태를 거쳐 5, 6월경 성체로 성장합니다. 성체는 알을 낳은 뒤 죽게 됩니다. 쉽게 말해 성체는 1년에 여름에 한 번 새끼를 낳고 죽는다는 겁니다.
[취재파일] 송성준
 
● 보름달물해파리 겨울 월동 국내 최초 확인: 연중 2회 수정 ,성체로 성장 밝혀져

그런데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대책반과 해양환경연구소가 공동으로 지난 1,2월 2개월 동안 보름달물해파리가 빈번히 대량 발생하는 시화호와 새만금호 득량만 마산만에서 조사를 시행한 결과 득량만과 마산만에서 지난해 가을에 생산된 유생이 겨울을 지나면서 성장 월동 성숙해 성체가 되고 이 중 약 70%가량이 평균 2만 마리의 플라누라 유생을 품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즉 성체가 일 년에 여름과 겨울 두 번에 걸쳐 만들어지고 두 번 유생을 생산한다는 겁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윤원득 박사는 "이 때문에 최소 1.5배 이상 보름달물해파리가 증식되는 효과를 가진다."라고 밝혔습니다.

윤 박사가 발표한 바로는 1개의 폴립(부착유생)은 자기 복제를 거쳐 250개체의 다른 폴립을 만들어 내고 1개의 폴립에서 20개의 에피라(부유 유생)유생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즉 1개의 폴립이 성체 5천 마리를 만들어 내는 겁니다. 무게로 따지면 0.4마이크로그램의 폴립이 무려 1톤이나 되는 보름달물해파리를 생산해 내는 겁니다. 윤 박사는 "다세포동물 가운데 번식 능력이 최고"라고 밝혔습니다.

또 득량만이나 시화호 등 오염이 심한 곳에서도 왕성한 번식을 해 성장 적응력도 탁월하다고 합니다. 수중 용존산소량이 zero 상태에서도 보름달물해파리는 살아남는다고 하니 가히 번식과 성장 적응력이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취재파일] 송성준
[취재파일] 송성준
[취재파일] 송성준

● 지구온난화로 수온 상승 영향 가능성 주목

수산과학원이 해파리 연구를 해온 것은 지난 2005년부터입니다. 문제는 지난 2012년까지는 월동 현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2013년부터 이러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월동 현상이 전면적으로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수산과학원은 그 원인에 대해 본격 연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일단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겨울 수온이 최근 4년보다 약 1도 정도 높게 유지된 게 부유 유생(에피라유생)의 조기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기존 개체군이 따뜻한 온도에 적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새로운 생활사를 가진 개체군이 유입됐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름달물해파리 폴립에 대해 전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해 기존 폴립과의 차이점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남해안 해역에서 독성 해파리가 월동하고 있고 겨울에도 생산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체 수가 1.5배 이상 증식되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어민 피해는 물론 원전 가동 중단이나 해수욕객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새로운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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