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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더라도 이산가족 찾겠다" 유전자 채취 봇물

<앵커>

현재 12만9천 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신청을 해 놓은 상태인데 이미 절반가량이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이산가족들의 유전자를 채집해서 자료화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벌써 2만 명 이상이 신청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연속 보도 두 번째 순서, 오늘(19일)은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유전자 검사기관에서 나왔습니다.]  

올해 84살인 고요섭 씨는 이산가족 유전자 채집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1950년 12월 대동강철교를 끊고 퇴각하는 연합군과 함께 평양을 떠나면서 헤어진 세 살 아래 여동생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고요섭/평양 출신 실향민 : 걔 찾으려고 애도 많이 썼어요. 돈 100만 원 주면 찾아주겠다, 그건 다 사기거든요.]

헤어진 지 65년, 생사조차 알지 못하지만, 한 번만이라도 여동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간절해집니다.
 
[그런데 한 번 꿈에 보이더니 안 보이더라고요. 빨갱이하고 살아도 좋으니까 죽지만 말고 살아 있거라.]  

고 씨처럼 세상을 떠난 뒤에라도 가족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채집 의향을 밝힌 이산가족은 2만1천 명입니다.

이 가운데 1천200명의 유전자가 지난해 채집됐습니다.

이들의 유전자 검체는 통일 이후까지 영구 보관됩니다.

[황춘홍/다우진유전자연구소 대표 : 사후에라도 가족관계 확인을 위해서 혈액, 머리카락, 구강 상피세포가 초저온냉동고에서 -80도씨에서 보관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3천 명 채집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속도로 가면 사업이 마무리되는데 7년이 더 걸립니다.

[허정구/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 아직도 1만9천 명 정도가 지금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하셔야 돌아가시기 전에 유전자 검사 사업도 완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신청자 대부분이 80대 이상의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해 유전자 채집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채철호, CG : 이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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