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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로 아이만 고향 보내…中, '귀향 거부족' 는다

<앵커>

중국에서 춘제에 고향 가기가 너무 힘들고 돈이 많이 들다 보니까 아이만 택배로 보내는 서비스가 생겼습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 4명 중의 3명은 고향 가기 싫다고 응답했습니다.

베이징 임상범 특파원입니다.

<기자>

열 살도 채 안 된 여자아이가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고속버스에 오릅니다.

아이 혼자 하는 여행 같지만 '특급 사람 운송'이라고 적힌 운송장이 붙어 있습니다.

부모 없이 손주만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보내는 택배 서비스입니다.

[동료를 통해 알게 됐어요. 시간도 없고 돌볼 수도 없다 보니…]

[조부모가 연로하셔서 애를 데려갈 수가 없어요.]

아이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비밀번호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내주고, 연휴가 지나면 택배 회사가 아이를 되돌려 보내줍니다.

이런 서비스까지 등장한 건 춘제 때 고향 가기를 꺼리는 이른바 '쿵구이주(恐歸族)'가 많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한 포털사이트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춘제 때 고향에 가기가 싫다고 답했습니다.

온 가족이 고향을 오가려면 교통비가 만만치 않은 데다 선물과 세뱃돈도 큰 부담입니다.

힘들여 고향에 가봐야 서로 살림살이나 비교하며 스트레스받기 일쑤입니다.

혼기가 찬 미혼남녀나 취업준비생들은 귀향을 포기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능력이나 뭐 내세울 게 없으니 집에 가기 싫죠.]

[자꾸 선보라고 하니까 가기 겁나요.]

가족 간의 유대를 중시하던 전통적 가치관이 희석되고 실리와 개인주의를 쫓는 신세대 중국인들이 늘면서 춘제의 풍속도도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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