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박태환, 지난해 6번이나 도핑 주의 받았다"

[취재파일] "박태환, 지난해 6번이나 도핑 주의 받았다"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파문을 일으킨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가 지난해 2월부터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 까지 6번이나 도핑 관련 주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수영연맹 고위관계자는 SBS와의 통화에서 “박태환 선수에게 도핑 테스트에 걸리지 않도록 수차례 주의를 주고 문서를 보냈다”면서 “박태환이 강력히 요구해 촌외 훈련을 허용했기 때문에 현재의 도핑 파문은 본질적으로 선수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이 낳은 수영스타를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제수영연맹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활동하는 IOC 전문 외국인 변호사를 선임해 다음달 27일 청문회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대한수영연맹 고위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입니다.

“대한수영연맹에서 박태환에게 보낸 문서는 모두 6번이다. 2014년 2월 박태환에게 문서를 처음으로 보내 국제수영연맹(FINA)의 주요 도핑 검사 대상이니 철저히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두 달 뒤인 4월에도 문서를 전달했다. 이때는 전담코치인 마이클 볼과 박태근 코치에게도 박태환 약물 관리를 확실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 6월초와 6월말에 또 문서를 전달하고 본인들의 확인 서명까지 받았다. 7월에 또 한 번 보냈고 마지막으로 9월초에 또 도핑에 대한 마지막 주의를 주었다. 대한수영연맹이 박태환 측에게 보낸 모든 문서와 전화, 팩스는 발송 주체와 발송 시점, 통화 주체와 통화 시점이 모두 기록돼 현재 그 자료가 연맹에 보관돼 있다.”

이 관계자는 박태환 측에게 무려 6번이나 도핑을 주의하라는 문서를 보낸 이유에 대해 “박태환이 다른 국가대표와 달리 촌외 훈련을 하는 탓에 우리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대표가 태릉선수촌이나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면 수영연맹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곳에 도핑 문제에 정통한 박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가 밖에서 훈련을 하면 사실상 우리 손을 떠나게 된다. 쉽게 말해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박태환 선수 측에서 워낙 강력하게 촌외 훈련을 요구했다. 어쩔 수 없이 수영연맹이 대한체육회에 요청해 승인을 받아냈다. 외국이나 선수촌 이외의 장소에서 훈련을 하면 그 시점부터 도핑에 관련된 모든 책임은 박태환 본인, 마이클 볼, 박태근 코치에게 달려 있다. 선수촌 밖에 있는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을 우리가 어떻게 다 파악할 수 있겠는가?”      
박태환 선수 투약
이 관계자는 “대한수영연맹이 박태환의 도핑에 관련된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있지만 발설이 불가능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절대 공개해서는 안된다. 공개하면 징계를 당한다는 경고를 받았다”며 함구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국가대표선수들은 통상 1년에 3번 도핑 관련 교육을 받습니다. 박태환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게 10년쯤 되니까 최소한 20차례 이상의 도핑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명규 선수촌운영본부장은 “메달이 유망한 우수 선수들은 특히 본인이 경각심을 갖고 어떤 약을 먹게 될 경우에는 언제나 선수촌에 있는 의사한테 확인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수없이 강조한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박태환이 주사를 맞기 전에 대한체육회에 확인하는 게 기본인데 이것을 무시했다는 것입니다.

박태환을 오랫동안 지원해준 체육계 모 인사는 “박태환은 특별 케이스였다. 그렇게 오래 촌외훈련을 하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다. 연맹이나 대한체육회에서 자신의 요구를 들어준 이상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철저하게 관리를 했어야 했다. 수영연맹과 오랫동안 불편한 관계였던 점도 이번 사태의 한 요인이 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박태환이 지난해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여러 차례 사전에 주의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7월 29일 문제의 네비도 주사를 맞은 것은 한마디로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박태환은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수없이 도핑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금지약물 1호’로 불리는 테스토스테론을 스포츠 전문 병원도 아닌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주사로 맞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는 박태환 측의 직접 해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취재파일플러스] '테스토스테론' 써져 있는데…의사도 박태환도 몰랐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