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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네비도'를 직접 살펴 봤습니다.

[취재파일] '네비도'를 직접 살펴 봤습니다.
마린보이 박태환의 도핑 파문으로 한국스포츠계가 연일 시끄럽습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의사와 박태환이 금지약물임을 알고 있었나, 즉 고의성 부분입니다.

박태환은 지난 해 7월 모 병원에서 네비도라는 주사를 맞았고, 9월 초 불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이후 검찰 조사에서 박태환은 여러 차례 의사에게 금지약물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은 뒤에야 주사를 맞았다며 고의성이 전혀 없었음을 주장했습니다.

주사를 놓아준 의사는 운동선수들에게 해당 주사제의 성분이 금지약물로 규정돼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 '네비도'가 뭐길래?

이후 인터넷상에는 네비도 제품 표면에 테스토스테론이 적혀있다는 사진과 함께 의사가 금지 약물임을 모르는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도핑 파문의 중심에 선 '네비도'를 직접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네비도는 남성 갱년기 치료 목적으로 허가가 난 제품으로 비뇨기과에서 주로 쓰입니다. SBS 방송국 인근 비뇨기과를 찾아갔습니다.
테스토스테론
테스토스테론 갈색병
눈으로 직접 본 네비도의 겉면에는 '네비도' 주사라는 제품명과 함께 남성호르몬을 의미하는 '테스토스테론 운데카노에이트'라는 성분명이 한글로 명확하게 표시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 하나, 네비도 주사제를 담은 유리병에도 이 성분이 적혀 있다는 겁니다. 상자 겉면에 한 번, 그리고 주사액을 담은 유리병 겉면에 또 한 번,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테스토스테론 갈색병
● 상식이 있는 의사라면…모를 수 없다.

취재 요청에 응해준 비뇨기과 전문의는 상식이 있는 의사라면 테스토스테론이 남성 호르몬이고, 남성 호르몬이 운동선수들의 도핑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설사 몰랐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처방하는 약품의 설명서를 살펴 봤다면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얘기했습니다.
테스토스테론

네비도의 사용설명서 5번 일반적 주의사항에 "이 약을 사용함으로써 도핑 시험에서 양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문구가 명기돼 있기 때문입니다.

● 맞자마자 느껴질 정도로 좋다!

운동선수에게 테스토스테론이 주는 효과는 상상 이상입니다. 테스토스테론은 기본적으로 남성 갱년기 치료목적인 성분이다보니 성욕을 증가시켜주고 기분도 좋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밖에 근육량을 단시간에 증가시키고, 적혈구 용적을 크게 해 단시간에 산소운반을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골밀도를 높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효과는 즉각적으로 느껴진다는게 전문의의 설명입니다.

즉각적인 효과!

메이저리거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육상 선수 벤 존슨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운동선수들도 테스토스테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러다보니 세계 반도핑기구가 금지하는 성분 1호입니다.

현재로서는 박태환이 2년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물론 다음달 27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의 청문회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고의성이 없었음을 완벽하게 정말 완벽하게 입증한다면 감경 받을 수 있지만, 그런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도핑방지 위원회의 한 관계자가 말한 감경 사례를 보면 왜 어려운지 이해가 됩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게요. A라는 선수가 라이벌 B를 도핑에 걸리도록 하려고 마음먹고 B의 물잔에 금지약물을 탔어요. 그걸 모르고 B가 마셨고 이후 적발됐다면 청문회를 통해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태환의 경우에는 주사제를 놓는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 성분이 뭔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선수 본인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한거죠."

본인이 알았든, 몰랐든 분명한 건 박태환의 몸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는 것이고, 자격정지는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청문회를 통해 감경을 받든 받지 않든 박태환에게 도핑 적발은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게 됐습니다.

▶[취재파일] 박태환 "지난해 6번이나 도핑 주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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