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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中 무인기 IS 공습 임박 …'시나리오'는?

[월드리포트] 中 무인기 IS 공습 임박 …'시나리오'는?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중국 서남부 내륙 구이저우 성 해발 2천미터 고산지대에 자리한 공군기지 활주로를 박차고 비행 물체가 솟구쳐 올라갑니다. 기수를 동남쪽으로 돌린 이 비행체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공격 무인기 이룽(翼龍)입니다. 무게 1.1톤에 전장 9m, 날개를 편 길이가 14m로 미군이 보유한 프레데터와 아주 흡사합니다.

순식간에 티베트를 거쳐 파키스탄 국경까지 날아간 이룽의 기세는 여느 때와는 달랐습니다. 거침없이 국경을 넘은 무인기는 고도 5천미터 상공을 가르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이라크를 거쳐 시리아로 곧장 날아갔습니다. 최장 비행 시간 20시간, 최대 비행 거리 4천km를 자랑하는 이룽이기에 가능한 작전이었습니다. 구이저우 기지에서 원격조종하는 레이다를 통해 IS(이슬람 수니파 반군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의 비밀 은신처임을 확인한 이룽은 장착한 두 발의 공대지 미사일을 정확히 목표물에 명중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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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적인 공습에 IS기지에 머물던 수 백 명의 무장 테러요원들은 반격도 못한 채 모두 괴멸됐습니다. 시리아 군경의 확인 결과, 제거된 IS요원들의 대부분은 중국 국적자들이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당한 자위권 행사였다! 앞으로도 중국의 핵심 이익인 영토 보전과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어떠한 테러 움직임에도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강경한 논평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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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어떠셨습니까? 실제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입니다. 요즘 국제뉴스의 상당부분은 IS관련 소식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IS의 일본인 인질 살해와 남은 인질에 대해 거듭된 살해 협박에 일본 정부는 물론 국제 사회가 경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게도 IS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닙니다. IS에 가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터키를 경유해 시리아로 밀입국한 10대 소년에 이어 밤새 긴급 뉴스로 IS가 자행한 리비아 호텔테러 희생자 가운데 한국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어느새 공포스러운 테러조직, IS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확실해 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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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훨씬 더 IS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나라는 중국입니다. 1990년대부터 비롯된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 이후 서방국가들과 이슬람 세력간의 다툼은 끝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반미, 반서방 정책을 추구했던 후세인 등 철권 통치자들은 미국 등 서방에 의해 제거됐지만 그 과정에서 양측 간의 간극은 더욱 벌어져 ‘문명의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에너지를 포함한 경제적 이권까지 결부된 복잡한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로 말미암아 중동과 서아시아, 아프리카 등 이슬람권의 정세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런 국제정치적 지형은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해 온 기존 질서의 재편을 바라는 중국에게는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고 이를 십분 활용해 러시아 등과 연합해 이슬람권을 옹호하는 행보를 보여왔던 게 중국의 외교전략이었습니다. IS의 테러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을 배경으로 지난해 하반기 미국이 IS의 근거지로 알려진 시리아 공습을 천명하자 국제법상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우며 누구보다 먼저 이에 반대한 것도 다름 아닌 중국이었습니다.

그러던 중국의 입장이 확 바뀌었습니다. 이슬람교을 믿는 신장 위구르 분리 독립 세력들 가운데 중국의 탄압을 피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최근들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신장위구르 서쪽 국경지역이나 남쪽으로 내려와 윈난성 국경지역을 거쳐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이슬람권 국가를 거쳐 시리아로 들어가 IS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가 중국인 3백 명이 단체로 자국을 거쳐 시리아로 잠입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 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동안 동조효과를 우려해 자국인의 IS가담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어 온 중국 외교부도 더 이상은 버티기 어려웠던지 이런 사실들을 시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알려졌다시피 IS는 SNS 등을 통해 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에게 가입을 유인하고 있는데 이미 1만 8천 명이나 되는 비 이슬람권 국가 출신 젊은이들이 IS의 용병으로 자진 입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미 상당수의 중국인(엄밀히 말하면 중국 국적자)이 포함돼 있으며 앞으로 추가될 가담자 중에도 중국인이 가장 많을 걸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IS로 간다는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는 위구르인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들에 동조하는 한족 출신도 있습니다. 

서쪽과 남쪽 국경에 대한 경비는 삼엄해졌지만 워낙 긴 국경인지라 꽁꽁 틀어막기엔 역부족입니다. 국경 지역의 위기감도 문제지만 중국이 두려워하는 건 IS에서 훈련받은 이들 월경자들이 중국으로 다시 넘어 들어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강도 높은 반 정부 테러활동을 감행할 가능성입니다.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내전 상황인 겁니다. 반란의 싹은 미리 제거하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한 중국은 급기야 최근엔 외교부장이 직접 나서 IS에 대한 공습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시리아나 이라크에 투자한 유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IS발 중국 내전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것입니다. 중국의 언론, 그리고 대학과 연구기관의 학자들이 요즘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게 바로 ‘공포주의’, 즉 테러입니다. 그 잔인함과 비인륜성에 대한 비판의 끝은 항상 국제공조의 필요성과 중국의 역할론입니다. IS공습을 위한 논리를 차근차근 만들어간다는 느낌입니다. 흔히 ‘국경없는 전쟁’이라고들 말하는데 IS를 보면 여기에 더해 ‘국적없는 전쟁’이기도 합니다. 언제 있을지 모를 중국의 IS공습으로 우리 한국의 젊은이가 희생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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