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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0cm 폭설 온다더니? 강수량 예보 정확도 40% 수준

민간 사업 이전보다 강수량 예보 개선이 우선

[취재파일] 30cm 폭설 온다더니? 강수량 예보 정확도 40% 수준
 북강릉에 5.6cm의 눈이 쌓였습니다. 오늘(28일) 5~10cm의 눈이 더 오겠고, 오후부터 점차 그칠 전망입니다. 동해를 거쳐서 만들어지는 눈은 많은 수증기를 머금어 평소보다 3배 더 무거운 '습설'이 되기 때문에, 비닐하우스 같은 취약시설은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 폭설 없어서 다행이지만…강수량 예보 정확도 40% 수준

 기상청은 어제부터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예상보다 눈이 내리지 않자 일부 지역의 대설 예비특보 시간을 하루 연기했습니다. 또 <30cm>의 폭설이 내릴 것이라던 예보를 <5~10cm>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실제로 폭설이 내릴만한 기상 조건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눈 예보가 틀렸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강수량(적설량)예보 개선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기상청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2014년 ‘업무보고’에 따르면 눈이나 비가 내릴 것인지 안 내릴 것인지를 예보하는 '강수 유무 정확도'는 91%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강수량 예보의 정확도는 40%도 되지 않습니다. 

 기상청은 강수량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① ‘예보 모델의 최적화가 되지 않았고’, ② ‘해상 관측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상청은 예보 모델을 개선하고, 현재 91개소인 해양기상 관측망을 2018년까지 138개소로 늘릴 계획입니다. 따라서 강수량 예보도 점점 정확해 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1년 강수량 예보의 오차는 32mm였는데, 2014년엔 26mm로 오차가 감소했습니다. 앞으로 2018년까지 오차를 20mm로 줄이고, 10년 안에 13mm 수준까지 크게 개선할 방침입니다. 강수량 예보의 개선 전망은 밝지만, 아직은 정확도가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 민간 사업 이전보다 근본적인 예보 정확도 개선돼야

 아직 강수량 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기상청은 ‘지역 축제 기상정보 지원 사업’의 일부를 민간에 사업자에게 이전하는 걸 검토 중입니다. 올해 2억 원의 예산을 들여 민간사업자가 지역 축제의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역축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건 <강수량>과 <강수 시간대>입니다. 지금 기상청이 제공하는 ‘지역 축제 기상정보’도 강수량 측면에서 보면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은데, 본질적인 부분이 개선되지 않은 채 사업을 민간에 넘길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겁니다. 

 민간도 결국 기상청의 예보를 기반으로 지역 날씨를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강수량 예보의 정확도 향상이 선행돼야 합니다. 지난 11월 1일은 그야말로 단풍 절정기를 맞은 황금 주말이었지만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온다는 예보에, 지역 숙박업소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비는 새벽에 잠깐 내리는 데 그쳤고, 단풍놀이에는 좋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이른바 '과잉 예보'가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힌 겁니다. 어제도 기상청이 제공하는 '동네 예보'는 영동지역에 아침부터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지만, 실제 상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과잉 예보'라는 말은 과학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타당치 못합니다. 예보는 수천 가지의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확률과의 싸움이고, 방재 정책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비가 적게 내려 다행이다.' '폭설이 빗겨가 최악의 위기를 피했다.' 같은 설명은 지방 자치단체들의 입장이지, 기상청의 입장이 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예보로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 기상청이 해야 할 일입니다. 앞서 언급한 해양 기상 관측망 확충과 예보 모델의 발전으로 10년안에 강수량 오차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집중적인 연구와 사업 투자를 통해 통해 그 시기를 분명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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