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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벽 허물다…자폐성 장애인, 배려·교육 '약'

<앵커>

대중 앞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 여성은 100편의 논문을 쓴 세계적인 동물학자입니다. 그리고 자폐성 장애인입니다. 자폐성 장애는 특유의 폐쇄성과 집착성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렵긴 하지만 잘 교육하면 사회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의 선율이 사회 복지관에 흐릅니다.

연주자는 24살의 송상윤 씨.

[송상윤/자폐성 장애인 : 어메이징 그레이스하고 아라베스크요. 음악이 아름다워서요.]

송 씨는 자폐성 장애인입니다.

이상한 행동과 큰 목소리 때문에 친구들에게는 늘 놀림을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집 밖에 나오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몇 번이고 지하철 타기를 반복한 결과 지금은 혼자서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남 영/송상윤 씨 어머니 : 처음부터 아이를 거리에 내놓을 수는 없고요. 30cm씩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떼어놓기 위해서 계속 필요한 기술들을 익히고….]

피아노 연주도 세상과의 벽을 허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ABC 방송의 실험 장면입니다.

식당에서 한 소년이 자폐성 장애인처럼 행동하자 근처에 있던 남성이 소년의 가족에게 항의합니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 연기자를 써서 꾸며낸 상황입니다.

실험인 줄 모르는 다른 식당 손님들은 자폐성 장애인 가족의 식사를 방해하지 말라며 이 남성을 제지합니다.

비장애인들의 이해와 배려가 확인된 만큼 자폐성 장애인이 세상에 나오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실험의 결론입니다.

사회 기술을 익히고 사람들과 어울릴수록 자폐증세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반기호/경희대병원 소아정신의학과 교수 : 성인이 되면서 다른 정신장애에 노출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초기부터 치료하는 것이 예후를 더 좋게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한 분야에 대한 강한 집착도 교육을 통해 장점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유희정/분당서울대병원 소아정신의학과 교수 : 그것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없앨 것이 아니고 그것을 활용해서 자기와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친구들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국내에 등록된 자폐성 장애인은 1만 5천 명이지만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이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이재경,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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