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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해달라" 했더니…폭행당한 외국인 아내

<앵커>

한 전통시장에서 불량품을 환불해 달라는 일본 여성을 상인이 폭행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한국인과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자신이 외국인이어서 이런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시대, 외국인 이웃들에 대한 우리의 배려, 돌아볼 점은 없는지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기자>

사건은 이 산타 인형에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에 시집온 지 9년째인 이 일본 여성은 지난해 연말 서울 한 전통시장에서 같은 인형을 샀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불량품이었습니다.

[피해 일본 여성의 남편 : (산타 인형이) 줄을 많이 타고 다녀서 턱수염 중앙 부분이 이렇게 시커멓게 (때가 타 있었고요), 고장까지 나 있었으니까요.]  

한국말이 서툰 자신에게 덤터기를 씌운 게 아닐까 하는 속상함에 일본인 아내는 환불을 받겠다며 며칠 뒤 다시 매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환불을 요구하는 아내에게 가게 주인은 폭언을 쏟아냈습니다.

[정말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이었습니다. '이런 xx이 어디서 재수 없게 와서 xx야?' (라고 했어요.)]  

화가 난 일본 여성은 마침 이때 가게를 찾은 또 다른 손님에게 이 가게 물건을 사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주인의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주먹으로 여성의 머리를 폭행하고, 발로 허리를 두 차례 걷어찬 겁니다.

[피해 일본인 여성 : (사장님이) 갑자기 때리기 시작했어요. 머리는 주먹으로, 허리하고 엉덩이를 다리로 (찼어요.]  

가해 상인은 자신이 환불은 아니더라도 교환을 해주겠다고 했는데도 여성이 영업을 방해해서 화가 났다고 주장합니다.

[가해 상인 : 아니에요, 찬 것도 아니고 그냥 발로 그냥 가라고 민 것뿐이에요. 우리 영업 못 하게 한 거는, 그렇게 안 했으면 가게에서 그럴 일이 하나도 없죠. 그렇죠?]

남편은 부인이 한국인이었어도 이런 일을 당했겠느냐고 되묻습니다.

[창피했습니다. 여기 시집오게 해서 정말 이런 꼴도 당하게 하는구나. (이 일 겪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제3국 가서 살까?]

취재진이 실제로 전통시장에서 산 물건을 환불하려는 한 중국인을 따라가 봤습니다.

[중국인 여성 : 체인지 머니(환불 해 주세요.)]  

대뜸 반말을 합니다.

[돈 내달라고? 그러니까 돈 내달라고? 아이고, 이것들 아주 있는 대로 골라 놓고는.]

반면 한국 손님을 대하는 말투는 사뭇 다릅니다.

[한국인 여성 : 이거 환불 할 수 있을까요? (다른 걸로 바꿔는 주는데 환불은 안 돼요.)]

[황유경/중국인 유학생 : 한번 왔던 집인지 몰랐어요, 제 입장에서는.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또 왔네, 살 거면 사고 말 거면 그냥 가고'. 아, 내가 외국인이라서 이렇게 차별을 하시는 건가?]

봉변을 당한 피해자 부부는 나쁜 한국인은 일부일 뿐이라며 취재진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피해자 일본인 여성 : (이런 사람들은) 진짜 진짜 일부에요. 한국분들 진짜 좋은 사람 많아요.]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경연, VJ : 김준호, 구성 : 탁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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