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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기내서 이단 옆차기, 비상구 열어 젖히기…中 '진상' 열전

[월드리포트] 기내서 이단 옆차기, 비상구 열어 젖히기…中 '진상' 열전

순순히 자리 바꿔주지 않았다며 스튜어디스에게 컵라면을 쏟아 부은 몰상식한 중국인 승객이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한 게 바로 며칠 전인데 그 뒤로도 중국에서는 이런저런 여객기 안전사고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제(17일) 오전 충칭을 출발해 홍콩으로 향하던 중국국제항공 CA433편에서는 볼썽사나운 기내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앞에 앉아있던 중국 여성 승객 두 사람이 뒷자리에 앉은 아이가 너무 시끄럽게 군다며 아이의 부모를 타박하자 부모는 앞 좌석의 승객이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혀 앉다보니 아이가 불편해졌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상
입씨름은 곧이어 육박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비좁은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에서 양측 4명의 전사들은 공중으로 몸을 날려 서로에게 이단 옆차기를 날렸고 짐을 던지고 서로 뒤엉겨 머리를 쥐어 뜯으며 악다구니를 썼습니다. 승무원들이 싸움을 말려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난투극 당시 비행기는 1만m 고도를 날고 있었고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기장은 회항을 심각히 고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 만 에야 소동은 진정됐지만 항공기는 당초 일정보다 23분 늦게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난투극 주범들은 홍콩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컵라면 회항’ 사건 직후라 꽤 엄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상
14일 14시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공항에는 쓰촨성 청두행 샤먼항공 MF8453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중간 좌측 날개 옆 비행구 쪽에 앉아 있던 한 50대 남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비상탈출구를 열기 시작했습니다. 깜짝 놀란 승무원들이 달려들어 남자 승객을 저지했지만 이미 문은 열린 뒤였습니다.

승무원들이 비상탈출구를 다시 닫고 이 괴짜 승객을 비상구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좌석으로 이동시킨 뒤 비행기는 다시 이륙했습니다. 이 남자는 승무원들에게 신선한 공기가 마시고 싶어서 문을 열었을 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합니다. 중간 기착지인 후난성 창샤에서 이 남자 승객은 내렸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비상구를 여는 등 항공기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9만2천 위안, 약 2천만 원까지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는데 이 남자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상
이런 진상 승객들의 활약상에 비행기 타기 무섭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중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에서의 드러나는 문명인답지 못한 행태는 항공 에티켓에만 국한 되지 않습니다. 춘절 연휴가 되면 단골로 등장하는 뉴스가 있습니다. 귀성열차 통로마다 발목까지 오는 쓰레기 그림입니다. 먹다 남긴 음식물에 애기들 기저귀까지 온갖 쓰레기가 뒤섞여 고약한 냄새가 풍기는데도 서로 못 본 척 누구하나 나서 쓰레기 처리를 하지 않습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우주강국이며 반만년 문명국임을 내세워봐야 중국은 공중도덕과 시민소양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중도덕 불감증으로 인해 중국 사람들이 목숨처럼 중시하는 체면이 많이 깎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에 대한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행동하는 중국의 사회자본(사회규범 준수와 윤리도덕 의식 등) 결여 현상이 어떤 경제자본의 결여 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중국인들도 차차 인식해 나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도 관련 법령을 엄격히 적용해 공중도덕 위반 범죄로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재차 밝히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추태들이 언론에 대서 특필되고 방송 전파를 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적나라하게 환부를 드러내고 매스로 도려내겠다는 겁니다. 아마도 앞으로 한동안은 중국 신문과 방송에서 '컵라면 회항' '기내 이단 옆차기' 같으은 기상천외한 '진상' 열전이 계속 이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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