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순히 자리 바꿔주지 않았다며 스튜어디스에게 컵라면을 쏟아 부은 몰상식한 중국인 승객이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한 게 바로 며칠 전인데 그 뒤로도 중국에서는 이런저런 여객기 안전사고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제(17일) 오전 충칭을 출발해 홍콩으로 향하던 중국국제항공 CA433편에서는 볼썽사나운 기내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앞에 앉아있던 중국 여성 승객 두 사람이 뒷자리에 앉은 아이가 너무 시끄럽게 군다며 아이의 부모를 타박하자 부모는 앞 좌석의 승객이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혀 앉다보니 아이가 불편해졌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승무원들이 비상탈출구를 다시 닫고 이 괴짜 승객을 비상구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좌석으로 이동시킨 뒤 비행기는 다시 이륙했습니다. 이 남자는 승무원들에게 신선한 공기가 마시고 싶어서 문을 열었을 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합니다. 중간 기착지인 후난성 창샤에서 이 남자 승객은 내렸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비상구를 여는 등 항공기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9만2천 위안, 약 2천만 원까지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는데 이 남자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우주강국이며 반만년 문명국임을 내세워봐야 중국은 공중도덕과 시민소양 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중도덕 불감증으로 인해 중국 사람들이 목숨처럼 중시하는 체면이 많이 깎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인에 대한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행동하는 중국의 사회자본(사회규범 준수와 윤리도덕 의식 등) 결여 현상이 어떤 경제자본의 결여 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중국인들도 차차 인식해 나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도 관련 법령을 엄격히 적용해 공중도덕 위반 범죄로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재차 밝히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추태들이 언론에 대서 특필되고 방송 전파를 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적나라하게 환부를 드러내고 매스로 도려내겠다는 겁니다. 아마도 앞으로 한동안은 중국 신문과 방송에서 '컵라면 회항' '기내 이단 옆차기' 같으은 기상천외한 '진상' 열전이 계속 이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월드리포트] '뜨거운 컵라면' 맞은 여자 승무원…중국판 '땅콩 회항'
▶중국인 또 기내 난동…"아이 시끄럽다" 패싸움 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