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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 알아봐 준다더니…고객 사칭한 통신사

<앵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나 인터넷 통신사를 옮기면 사은품도 주고 위약금도 대신 내주겠다는 전화를 한 번쯤은 받아보셨을 겁니다. 업체들의 이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한데, 서로 가입자를 빼앗기 위해 고객 사칭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부 박 모 씨는 휴대전화는 LG 유플러스를, 인터넷은 다른 통신사 걸 쓰고 있습니다.

박 씨에게 지난 7월 LG 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터넷까지 LG 유플러스로 옮겨주면 위약금은 대신 내주겠다는 겁니다.

[박 모 씨 : 제가 위약금이 많이 남아서 아직 해지 못 할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했더니 자기가 알아봐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몇 시간 뒤, 다른 통신사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 남편이 위약금 조회를 해왔는데 전화한 적이 있느냐'는 겁니다.

당시 통신사에 녹취된 내용을 확인해보니, LG 유플러스 직원이 박 씨 남편 행세를 하며 위약금을 조회한 거였습니다.

[LG U+ 직원 : 아내 명의로 돼 있는데, 위약금이 지금 한 80만 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상담원 : 전화번호가 몇 번인가요, 고객님?]

[LG U+ 직원 : 070인데 8876에…]

[상담원 : 명의자분 성함은 어떻게 되세요?]

[LG U+ 직원 : 000이요.]

이후에는 아예 여직원이 박 씨 본인을 사칭하기도 했습니다.

[상담원 : 전화주신 분은 명의자분과 어떻게 되십니까?]

[LG U+ 직원 : 본인이에요.]

[상담원 : 이 휴대전화는 저희 쪽에 연락처로 따로 기재돼 있지가 않은데요?]

[LG U+ 직원 : 제 휴대전화를 AS 맡겨놔서 다른 걸 쓰고 있거든요.] 

박 씨는 LG 유플러스 측이 위약금을 알아봐 준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지만, 이런 식으로 사칭할 줄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박 모 씨 : 전혀 몰랐죠. 그런 (조회) 시스템이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를, 남편을 사칭해서 제 관련된 정 보를 조회하고…]  

LG 유플러스는 일부 상담사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교육을 강화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고객 정보 악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SK텔레콤은 사용기간이 끝난 선불폰 회선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객 15만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사용했다가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국내 가입자가 5천 6백만 명을 넘어 포화상태에 이르자, 통신사들이 경쟁사 고객을 빼앗기 위해 도에 넘는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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