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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알몸 사진' 내연녀들의 독한 복수

[월드리포트] '알몸 사진' 내연녀들의 독한 복수
요즘 중국의 수많은 풍각쟁이 사내들이 '알몸 사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직위와 신분을 이용해 반강제로 내연관계를 맺은 뒤 슬슬 부담스러워지자 떼어내 버릴 궁리를 하는 치사하고 비겁한 사내들에게 내연녀들이 독한 복수를 시도한 겁니다. 서로 한창 좋을 때 찍어 뒀던 적나라한 알몸 사진들은 내연 관계를 묶어두는 올가미였지만 그 관계가 깨지고 내연녀들이 배신감에 부르르 떠는 상황이 오면 도리어 날카로운 부메랑이 되어 내연남들의 목줄을 겨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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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는 산시성 타이위안시의 한 구청 세무서장의 '알몸 사진'이 급속히 유포됐습니다. 이 세무서장은 지난 2009년 자기 관내에서 새로 옷가게를 차린 왕 모 여인과 처음 안면을 텄습니다. 세금 문제로 몇 차례 가게까지 찾아 왔던 세무서장은 왕 여인을 저녁 식사자리로 불러냈습니다. 사업을 막 시작한 시점에서 세금 관련해 편의를 봐주겠다고 접근하는 세무서장의 초대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단 둘이 가진 술자리는 자정을 넘겼고 세무서장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여인을 강제로 성폭행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인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낙태를 하려고 했지만 세무서장이 결혼하고 살자며 출산을 종용해 결국 딸을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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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했고 세무서장은 처음 한동안은 충실한 아빠 노릇을 했지만 차츰 그녀와 딸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소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약속했던 결혼도 이런 저렁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뤘습니다. 급기야 몇 달 전 세무서장은 45만 위안, 우리 돈으로 8천만 원을 줄 테니 모든 관계를 청산하자고 제안해왔습니다.

왕 여인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며칠간 고민한 끝에 세무서장의 그간의 행태를 낱낱이 기록한 진정서를 당국에 제보하고 아울러 그동안 간직해 왔던 여러 장의 '알몸 사진'을 인터넷에 그대로 올려버렸습니다. 감찰 당국은 즉각 세무서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당적을 박탈한 채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앞서 올 초에는 중국 경제 여행 TV 앵커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자신이 지난 2009년부터 중앙 정부 고위 관료와 불륜 관계였다는 폭로를 게재했습니다. 불륜남으로 지목된 사람은 중앙당안국 정책법규사 부국장으로 상당한 고위직이었습니다. 역시 결혼 사실을 숨기고 동거를 시작해 매달 2백만 원의 생활비와 포르쉐 등 명품 외제차를 내연녀에게 선물했지만 결국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내연녀가 발끈한 겁니다.

20대 방송인으로 한창 인지도를 높여가던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자신의 내연남처럼 도덕적으로 문란한 관리들이 몰락하는 모습을 반드시 보고 싶다며 비장의 무기인 '알몸 포옹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산시성 공산당 간부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는 산시성 공산당교의 부교장도 '싱글맘' 대학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처절한 복수를 당했습니다. 둘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본처가 이 대학원생을 폭행했고 자신의 편을 들어줄 줄 알았던 부교장이 돌변해 합의금 4천만 원을 관계 청산의 댓가로 내밀자 여자 측의 복수극이 시작됐습니다. 서로 합의하에 소장용으로 만들어 두었다는 성관계 동영상과 추잡한 증거 사진을 하나씩 웨이보에 올려버렸습니다. 그녀가 사용한 블로거명이 의미심장한데, '셰커다후(俠客打虎), 즉 '호랑이 잡는 협객'이었습니다.

며칠 전 소개해 드린 베이징대 교수와 싱가포르 출신 여자 박사생의 불륜 사건도 역시 볼썽나운 나체 사진 공개와 함께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불륜 낙마 건은 요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불륜 고발 사진 공개가 잇따르면서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는 반부패 사회정화 캠페인은 시진핑 주석의 공적이 아니라 '호랑이 잡는 내연녀'들 덕이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입니다. 풍각쟁이 아저씨들끼리 모여 서로 어깨 두드리며 '추억은 그냥 머리 속에만 담아라!'며 농담반 진담반의 훈계를 건네는 게 요즘 풍속도가 됐습니다. 비참한 처지의 내연녀들이 나라를 구하는 이 상황, 우리나라에는 재연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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