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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44세 K리거' 김병지, "한계는 없다!"

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가 지난 토요일(22일) 상주와 경기에서 또 한번 K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골문을 지켜, 은퇴한 신의손 골키퍼가 갖고 있던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10년 만에 경신했습니다.

1992년 울산 현대 호랑이에서 데뷔해 올해 프로 23년 차, 우리 나이로는 45살인 김병지는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현역 최고령 선수입니다. 통산 678경기에 출전해 경기에 나설 때마다 최다 경기 출전 기록도 계속 바꿔가고 있습니다.

● 23년째 몸무게 78kg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세우고 난 뒤 지난 월요일(24일) 전남 광양에 있는 전남 드래곤즈 훈련장에서 김병지 선수를 만났습니다. 김병지 선수를 10년 전에 봤을 때나 지난해에 봤을 때나 이번에 만났을 때나 갈수록 얼굴에 주름이 늘어간다는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 합니다. 저도 같이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뒷머리를 기른 김병지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늘 변함없는 몸매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병지는 프로 생활 23년 동안 줄곧 몸무게 78kg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시즌 때나 비시즌 때나 변동 폭은 1kg 이내. 그만큼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다는 얘기죠. 술, 담배 안 하는 운동선수들은 많아도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체중까지 완벽하게 관리한 선수가 또 있을까요? 전성기만큼은 아니겠지만 경기력도 여전합니다. 김병지는 올 시즌 K리그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체력뿐만 아니라 꾸준한 경기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기록입니다.

서대원 취파_사이즈

● "이길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 즐길 수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병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 요즘 젊은 선수들을 보면 경기는 즐기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축구는 '엄청난 전투'입니다. 이기는 사람이 즐기는 거고, 이길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겁니다. 그만큼 경기장에서만큼은 프로페셔널이 돼야 합니다."

● "내 뒤에 공은 없다"

골키퍼 김병지의 좌우명입니다. 자신의 축구화에 새긴 글귀이기도 하죠. 그 좌우명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저의 영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골키퍼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인데, 그런 어떤 한 방향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지만 내공이 쌓이고 장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점을 하는 것은 피해 갈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골키퍼에게는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 드럼 치는 김병지

세 아들을 둔 40대 중반 가장이기도 한 김병지는 요즘 훈련을 마치고 나면 아들 태백, 산 군과 함께 인근 음악 학원에 드럼 연주를 배우러 다닙니다. 아직 실력은 초보지만 아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은 김병지의 일상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됐습니다. "아이들도 축구를 하는데, 제가 예전에 느꼈던 감정들을 느낄 겁니다. 승부의 중압감도 있을 것이고 스트레스도 받을 텐데, 음악을 통해 힐링도 하고, 그런 것들을 아빠와 공유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좋습니다." 

● "목표는 있어도 한계는 없다!"

지난 2012년 10월 통산 600경기 출전을 이룬 김병지는 어느새 700경기까지도 22경기만 남겼습니다. 부상 없이 뛸 경우 내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기록입니다. 2년 전 대기록을 세웠을 때 700경기를 목표로 뛰겠다고 했던 김병지는 벌써 그다음 도전을 이야기합니다. 

"항상 목표를 정할 때 보면 목표치는 꼭 정해요. 그렇지만 한계치는 절대 정하지 않았어요. 목표치를 이루고 나면 또 다른 한계치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700'이라는 숫자도 목표치지 또 다른 어떤 한계치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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